프롤로그: 어느 날 눈물핑이 되었다.

by 하루

1. 프롤로그: 어느 날 눈물핑이 되었다.




며칠 전,

꿈이 현실로 이어지는 걸 느끼며 잠에서 깼다.



꿈에서 울기 시작했는데, 잠에서 깼다는 걸 느낀 순간

내가 정말로 얼굴을 찌푸리며 흐느끼고 있었다. 꿈이라는 걸 알았는데도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멈춰지지 않아 에라 모르겠다 한동안 울어버렸다. 수도꼭지가 풀려버린 것 같았다.



꿈속에서 나는 내 앞가림을 하지 못해 온 가족의 걱정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나는 괜찮다고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댔고, 그리워만 하던 아빠가 나를 정말 꼭 안아줬다. 모든 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내 맘을,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그 맘을, 다 안다는 듯이.



그날 이후,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도 수시로 눈에서 물방울이 맺혀 흘렀다. 내 의도와는 반대로 말이다. 매월 한 번씩 치르는 그날이 다가와서 호르몬의 무자비한 지배를 당하는 중인가 싶기도 했다. 당장 뭔가를 할 힘은 없고 툭치면 눈물만 나는 눈물핑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며칠을 보냈다.

이불속에서, 멍하니.



그러다 어느 날 이불속을 점점 더 파고들며 문득 머리를 스친 생각이 있었다. 나를 이불속에 가두는 건 거대한 우울이나 상실감이 아니라,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실패감'이 만든 무기력의 늪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아주 작은 실험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바로 '실패 불가능'한 성취 리스트를 만드는 것.



지금부터 아주 천천히,

이불속에서 나오는 여정을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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