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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브랜드유 Jun 30. 2024

영어와 사진으로 흔들리는 나이를 극복하다

그렇다. 난 40대 불혹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정이다’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영어 공부와 사진을 취미로 시작하면서 더욱 깨닫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시작하기 전까지는 “이 나이에 새로운 걸 배우다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막상 시작하니 “조금 더 일찍 시작할 걸 그랬다. 정말 즐겁네!”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처음 영어 수업을 들었을 때의 그 떨림을 잊을 수 없다. 선생님이 “hi” 하며 나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렸다. 아는 단어들조차 전혀 떠오르지 않았던 순간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처음이라고 해서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편안하게 시작하시면 됩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잘하자'에서 '즐기자'라 마음을 바꿨다. 영어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도 모르게 어느새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진!, 아 이건 정말 예술이다. 처음에는 카메라의 각종 버튼과 설정에 당황스러웠지만, 이제는 그 복잡함 속에서 창의력의 불씨는 발견했다. 주말이면 카메라를 메고 나가 서는 데로 사진을 찍는다. 파란 하늘, 녹음이 짙은 공원, 거리의 행인들의 모습을 담다 보면, “일상의 모습들이 이렇게 아름다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이 취미들이 내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모른다. 영어 때문에 시작한 넷플릭스 시리즈는 이제 나의 최고의 영어 선생님이 되었고, 사진 덕분에 나의 일상이 더 다채로워졌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으며 발견한 작은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고, 영어로 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외국어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씩 떨쳐내고 있다.


사실, 이 모든 것을 내가 불혹이 훌쩍 지나고 나서야 시작할 걸 생각하면 믿기 어려울 정도다. "이 나이에 시작했다고"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한다.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 시작은 언제든지 가능해. 중요한 건 시작하는 용기와 그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이야.”


그렇다. 나의 불혹은 나를 멈추게 하지 못한다. 오히려 새로운 도전을 통해 삶에 더 많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어쩌면 나는 지금, 어릴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큰 즐거움을 느끼며 살고 있는지 모른다. 영어와 사진 이 두 가지가 나에게 선사한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훨씬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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