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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브랜드유 Jun 16. 2024

여전히 흔들리는 나이, 불혹 ‘40대의 관계학’


40대의 나는 언젠가부터 인간관계에 있어서 선배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들과는 더욱 깊은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사람들과는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되리라 생각했던 것은 나름의 근거가 있었다. 수년간 쌓아온 경험과 성숙함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상상과는 달리, 40대의 인간관계는 더욱 복잡하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서로의 기대가 크게 되고, 그만큼 실망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외로움도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사람들과 깊게 얽히면서 느끼는 외로움의 종류가 달려졌을 뿐이었다.


“40대가 되면 인간관계가 완벽히 정리되고 편안해지겠지”라고 생각했던 나는, 실제로는 “인간관계의 깊이를 경험하면서 왜 이렇게 복잡해지는 거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곤 한다. 그리고 진정한 성숙은 관계의 단순화가 아닌, 복잡성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 과정 속에서 나는 새로운 취미를 찾거나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관계를 다시 평가하게 되었다. 때론 그런 만남이 실망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모든 경험은 너를 더 너그러운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야,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지 마”


친구들과도 이런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40대에 들어서 내가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뭐냐고?” “사람들과 더 깊이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할수록, 내 마음속 고독한 부분들이 더 선명해진다”, “그래도 괜찮을 거야 우린, 그 속에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니까” 이러한 대화는 때때로 나의 고민을 덜어주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과 더 깊은 공감을 형성하게 된다.


나는 40대에서 배운 큰 교훈은 인간관계에 대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현을 찾는 것이다. 이 균형을 통해 나는 더욱 인간적이고, 더욱 현실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나는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각 관계에서의 진정성과 진실성을 중시한다. 어쩌면, 그것이 진짜 성숙함이 가져다주는 선물일지도 모른다.


인간관계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 관계가 완벽하지 않다는 데에 있다. 각 관계마다 갖는 특유의 불완전함과 허점들이 우리 각자를 더 인간적으로 만든다. 나는 이제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작은 문제들은 더 이상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대신, 그 문제들은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깊이 있는 대화와 진정한 이해를 추구한다. 이것이 바로 나의 삶을 더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이다.


예전의 나는 인간관계에서 발생사는 모든 문제를 나만의 실패로 여겼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러한 문제들을 성장과 자아 발견의 기회로 여긴다. 친구들과 함께 할 때, 우리는 서로의 실패와 실수를 공유하며, 이를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다. 우리가 관계는 모두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 준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40대의 인간관계는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 복잡함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더 깊은 인간적 연결을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의 인간관계의 과정은 그 자체로 보상이 되며, 우리 각자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길을 제시한다. 이것이 바로 불혹의 인간관계를 경험하는 진정한 가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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