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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브랜드유 Apr 16. 2024

'새벽안개의 포근함'

새벽, 세상은 아직 조용하다. 집을 나서면서 새벽안개가 거리를 부드럽게 감싸 안는 모습을 바라보, 나는 이 시간을 내면과의 깊은 대화를 나누는 소중한 순간으로 여긴다. 안개는 마치 모든 걸 포용하는 부드러운 이불처럼, 적막한 거리를 따뜻하게 만들어, 각 발자국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리며 어제의 무거웠던 감정들을 서서히 씻어낸다.

이른 아침의 고요를 깨우며 걷는 동안, 안개는 점차 밝아오는 하늘과 어우러져 가며, 나의 생각들도 명료해진다. 새벽 걷기는 나의 일상에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오늘을 위한 각오를 다지게 한다. 새벽의 안개는 불확실한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내면의 불안을 잠재우고,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는 촉매제가 되어준다. 조용한 거리를 걷다 보면, 이른 새벽 특유의 신선함이 감각을 깨우며, 각 순간이 마음에 선명하게 새겨진다. 그 시간의 공기는 향긋하고, 갓 피어난 꽃들의 향기가 안갯속에 녹아들어 내내 따라다닌다.

이 조용한 새벽 시간은 나에게만 속한 비밀 같은 것, 나만이 알고 있는 평화적 순간의 시간이다. 그리고 이 순간들은 일상 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다시 찾을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그런데 간혹 나만의 비밀 공간에 타인의 존재가 뛰어들어 원치 않은 시간의 공유를 하는 경우도 있다.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싫지만은 않다. 그의 시간에도 나의 존재가 공유되어 가기 때문이다. 그런 시공간의 공유는 어느 순간엔 내가 혼자가 아님을 알려주는 경종 같은 것이 되어주기도 한다. ‘외롭지만 외롭지만은 않을 나’라는 사실을.


걷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안개는 서서히 걷히며 새로운 세상을 드러낸다. 이 깨끗하고 신선한 풍경은 마치 캔버스에 새롭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화가처럼, 내 앞에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 놓는다. 새벽 안갯속에서 얻은 평온과 에너지는 하루를 살아갈 힘을 내어 준다. 나는 이 평화로운 시작을 가슴 깊이 새기며, 어떤 날이든 긍정적으로 시작할 준비를 마친다. 이렇게 새벽의 안개가 주는 부드러운 위로는 단순한 새벽 산책을 넘어, 일상의 복잡함 속에서도 평화와 균형을 찾을 수 있는 근원이 되어, 내면의 강함을 확인하고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자신감을 얻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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