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간이의 맛
외국에 오면 지능이 떨어지는 것일까? 매일 얼간이 짓을 하고, 매일매일 나란 사람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깨닫는다. 미국인들은 한 번에 눈 감고도 할 일을 외국인인 나는 백 번의 수고가 들어가야 일이 얼추 성사된다. 한 번에 되는 일이라는 건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래도 기가 막힐 노릇이다. 운전면허 도로 주행 시험에서 떨어졌다. 그것도 두 번이나. 너무 긴장해서 영어가 들리지 않은 데서, 또한 마음이 급해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는 있다. 한국에서 운전을 즐기지는 않았지만 아이들 학교와 학원, 마트, 동네 이곳저곳을 운전하며 다녔고, 서울 도심 학복판을 누비고, 때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도 다니며 잔잔하게 십 년 가까이 운전했는데, 차도 붐비지 않는 이 한적한 마을에서 도로주행을 낙방하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마시지 못해서 원래보다 멍청했던 거다.
미국은 주마다 법이 다르다. 몇몇 주는 한국 운전면허증을 인정해 줘서 국제면허증을 제출하면 해당 주 운전면허증으로 교환이 가능하다고 하던데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한국 운전면허증을 인정해주지 않아 NC 운전면허증 발급을 위해서는 필기시험부터 도로 주행까지 새로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미국을 찬찬히 꼼꼼하게 경험하라며 또 나에게 배움의 기회가 주어지다니. 참으로 공부 복이 많기도 하지.
온라인으로 운전면허 시험을 예약하려니 연말까지 이미 예약인원이 꽉 차 있어서 당일치기로 헨더슨빌 DMV에 방문하여 무작정 대기 후 운전면허 시험을 보기로 했다.
1차 DMV 오픈런. 아침 7시가 안 되어 헨더슨빌 DMV에 도착했다.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무실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8시 30분이 되자 DMV 직원이 나와서 문을 열었고 줄을 선 모든 사람을 향하여 절차를 알려주었다. 대기 번호를 받았다. 7번이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11시 30분이 되자 내 이름이 불렸다. 지정된 창구로 가서 준비한 서류를 제출했다. 후덕하고 사람 좋아 보이는 여직원이 내 담당이었다. 그녀는 하필이면 외국인들을 위한 운전면허증 법이 일주일 전에 바뀌었고, 법이 바뀐 후에 진행하는 첫 업무라면서 몇 가지 확인할 것이 있으니 미안하다며 잠시 기다려달라고 했다. 직원은 여러 차례 어딘가로 전화해서 문의하더니 전화를 끝내고 새로 바뀐 법 때문에 서류 하나가 추가되어야 하는데 그 서류를 준비해 왔는지 물었다. 인터넷에서 꼼꼼하게 몇 번이나 확인해서 챙겨 왔는데 직원이 요구한 서류까지는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남편 혼자 집에 가서 서류를 가져오자니 오며 가며 기다리는 시간까지 계산하니 아이들 하교 시간하고 겹칠 것 같아서 내일 다시 와서 접수하기로 하고 허무하게 집에 돌아왔다. 오픈런을 하고도 창구에서 서류진행까지 5시간이 걸렸는데 내일 또 하염없이 기다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피곤하다. 그래도 어쩌겠나. 운전을 못하면 발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 또 오픈런을 할 수밖에.
2차 DMV 오픈런. 다음 날 5:30에 일어나 아이들의 아침을 준비해 놓고 7시 즈음 DMV에 도착하여 줄을 섰다. 어김없이 8시 30분이 되어 사무실 문이 열리고 대기 번호를 적고 내 차례를 기다렸다. 오늘 대기 번호는 11번이다. 12시가 가까이 되어서야 내 번호가 불렸고 어제와 같은 직원이 내 업무를 담당했다. 어제 직원이 이야기한 서류까지 빠짐없이 제출했고 또다시 20분 넘도록 서류를 꼼꼼하게 검토했다. 모든 서류가 준비되었음을 확인한 후 필기시험을 볼 수 있는 컴퓨터로 안내받았다.
필기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한국어로 선택할 수 있다. 왜 걱정했지? 싶을 만큼 너무나 쉽다. 기본 상식+도덕 문제를 푼 것 같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 20문제를 풀고 나니 합격이다. 담당 직원의 창구에서 사진을 찍고 도로 주행을 보러 나갔다. (미국은 자신의 차량을 가지고 와서 도로주행 시험을 본다.)
몇 달 전 남편은 헨더슨빌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같은 노스캐롤라이나 주, Marion 지역에서 운전면허 시험을 봤다. 필기시험을 본 후 주차장에서 3분 정도 몇 번 왔다 갔다 하더니 도로주행 테스트가 끝이 났던 것이 기억이 났다. 나도 곧 운전면허증이 생기겠구나 싶은 생각에 들떠서 이른 아침부터 오픈런하느라 피곤한 마음이 싹 가셨다.
내가 차에 올라탄 후 서류를 담당한 여직원이 도로주행 심사관이 되어 조수석에 앉았고 이제 주행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했다. 주차장을 몇 바퀴 돌다가 끝날 걸로 예상했는데 느닷없이 DMV를 벗어날 것을 지시했다. 어럽쇼? 제대로 도로주행 테스트를 보는 거라니! 신호등에서 우회전 왼쪽으로 차선변경 잠시 멈췄다가 Asheville highway를 타기. 그리고 턴 레프트를 했는데 또 롸잇 하라고? 차선 변경을 한 번 더하라는 것인가?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 이때부터 당황해서 영어가 안 들렸다. 그건 아닌데 하면서 직진을 했다. 얼핏 DMV 직원의 표정을 보니 아무래도 경로 이탈을 한 듯하다. 직원은 유턴을 한 후 조금 한적한 곳에서 나에게 3 point turn를 해보라고 한 후 DMV로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 차 안은 정적만이 흘렀다. 그녀의 데스크 앞에 서서 그녀가 입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직원은 슬픈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There was a language problem, you didn't pass the test.”그리고 나를 물끄러미 한 번 쳐다보더니 종이에 뭔가를 빠르게 적은 후 나에게 건넸다.
헨더슨빌 DMV 직원은 참으로 친절하기도 하다. 도로 주행 코스 때 나올 지시 문장을 적은 족보를 나에게 준 것이다(Holy moly! 신호등을 Signal이라고 할 줄 알았지 light이라고 할 줄은 예상 못했네). 영어를 읽어보고 주행 코스를 여러 번 연습하라는 당부와 함께 일주일 뒤에 다시 도로 주행 시험을 보기로 했다. 친절한 직원 때문에라도 다음에는 꼭 합격해야겠다. 친절한 직원을 만난 건 좋은데 운전 미숙도 아니고 말귀를 못 알아서 떨어진 것이라니 기분이 더 울적해져서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과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몇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남편에게 운전 배우기다. 일주일 동안 도로주행 코스를 연습하면서 어지간히 싸웠고 합격해서 코를 납작하게 해 줘야지 하는 오기가 생겼다. 남편 하고는 일주일 동안 냉랭하게 있었지만 도로 주행 코스는 눈 감아도 다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연습도 했고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남편에게 늘 주의를 들었던 거북이 주행을 벗어나지 못한 점이 신경에 씌었다.
오늘이 마지막이길, 3차 DMV 오픈런. 일주일 뒤로 잡힌 도로 주행 날이 돌아왔다. 하늘이 제법 흐리다. 지난번처럼 7시에 도착했다. 8:30분이 되자 사무실 문이 열리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내 순번이 되어 지정된 창구로 가서 서류를 제출했다. 왠지 아침에 부인과 싸우고 나왔는지 심기가 사나워 보이는 남자 직원이 내 서류를 매의 눈으로 확인했다. 모든 서류가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도로 주행할 것이니 내 차에 가서 대기하라고 했다. 내가 먼저 차에 탄 후, 밖에서 시동을 걸어보게 하고, 기본 조작을 하게 했다. 지난번 직원은 하지 않았던 항목이다. 조수석에 탄 후, DMV를 빠져나왔다. 신호등, 깜빡이, 차선 변경, 급정차, 3 point turn, 노랑 깜빡이일 때 직진 차량 살피며 좌회전, 4 way stop, full stop까지 모든 구간을 완벽하게 해냈다. 다소 느리게 주행한 것이 마음에 걸려 자신이 있는 모습으로 운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속력을 올렸다. DMV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자, 시험관이 “You didn’t make a full stop.”
완벽하게 풀 스톱을 하지 않았다니! 또 떨어졌다. 분통 터질 일이다.
차에서 내리는 나를 발견하자 남편은 입 모양으로 붙었어? 붙었어? 붙었어? 연거푸 세 번이나 물어보았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보이니 남편의 표정이 순간 정지되었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남자 직원의 데스크 앞에 섰다. 잠시 후 직원이 도로주행 체크 리스트 항목을 보여주며 풀 스톱을 하지 않았음에 표시된 종이를 건네주었다. 일주일 뒤에 뵙겠습니다!
젠장! “4주 뒤에 뵙겠습니다 “ 사랑과 전쟁도 아니고 ”일주일 뒤에 뵙겠습니다. “ 운전면허와 전쟁이다.
남편도 어이가 없었는지 “내 주변에서 도로주행 시험 두 번이나 떨어진 사람은 여보가 처음이다”라며 내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3번의 DMV 오픈런을 하면서 남편은 오전에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에 DMV에 나를 데려다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줬다가, 내가 있는 DMV로 차를 가지고 온다. 이 바지런함을 3주째 하고 있으니 남편도 지칠 만도 하다. “나 운전면허 안 따고 싶어졌어. 다 하기 싫어졌어. 인사도 안 하고 싶고, 아무도 알고 싶지 않아.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 ” 진짜로 기운이 쏙 빠져버렸다.
멍청한 외국인이라는 예시가 딱 나다. 어휴! 얼른 귀국 짐 싸자! 달러 낭비, 시간 낭비 허튼짓 중인 것 같다. 눈물이 두 빰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번에는 끝장을 보겠어! 4차 DMV 오픈런. 이제 오픈런에 도가 텄다. 7시가 살짝 넘어 DMV에 도착했다. 내 앞으로 3명이 와서 기다리고 있다. 남편은 아이들을 챙기러 집으로 돌아갔고, 오늘은 스몰톡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나 보다. 머릿속으로 코스를 떠올리고 있는데 어쩌다가 나까지 스몰톡에 합류하게 되었다. 하이스쿨 행정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대략 오십 대쯤으로 보이는 여인이 자신은 승마가 취미이고, 집에서 몇 마리의 말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이야~정말 인생을 즐기고 사는 것 같다. 어쩐지 재미난 곳을 많이 알고 있을 것 같은 그녀에게 헨더슨빌에서 여름을 보내기에 좋은 장소가 있으면 추천해 줄래? 하고 물어보았다. 이왕이면 최근에 다녀온 Lake Lure 가 인상적이었는데 그런 곳이 또 있을까? 했더니 그녀는 고민하지도 않고 Lake Jocassee를 가본 적이 있냐고 물어본 후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앱솔루틀리, 인크레더블리 뷰티풀이라며 탄성을 내질렀다. 여름에 아이들을 데리고 꼭 가보라며 구글맵에서 찾아주기까지 했다. 기분 탓인가 조카세 호수라니. 이름이 거시기하다.
이런저런 스몰톡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사무실의 문이 열렸다. 바빠 보이는 내 뒤의 조카세 그녀에게 먼저 대기 번호를 양보했다. 그녀는 운전면허 갱신을 하러 와서 도로주행 시험은 보지 않는 것 같다. 상냥한 그녀는 나에게 합격의 행운을 빌어주었다. 오늘은 일찍 내 대기번호가 불렸고 지정된 창구로 갔다. 이런! 지난주 깐깐했던 그 남자 시험관을 또다시 만나다니! (오늘도 망함인가) 내 걱정과 다르게 시험관의 표정은 좋아 보인다. 주차장으로 나와 하늘을 쳐다봤더니 회색 구름이 몰려왔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기세다. 도로주행 때 비가 퍼붓기 시작하면 난감한데...... 분산된 여러 생각의 조각들을 머릿속에서 말끔히 밀어내고 기계가 되어 도로주행 테스트에 임했다. Full Stop에 특히 신경을 쓰며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천천히 센 후 과하게 차분한 몸짓을 보여주었다. 고개도 확실하게 돌리며 일부러 액션을 크게 취했다. DMV 건물 앞의 커다란 빨간 십자가가 보이고 주차장에 들어서 두 번에 걸쳐 주차까지 완료했다. 한 번에 주차를 못했는데 감점이면 어쩌지 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에게 뒤따라오라고 했다. 다시 남자 직원의 데스크 앞에 섰다. 내 목숨이 그에게라도 달린 듯 간절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그가 돈이 있냐고 묻는다. 내가 놀란 표정이 되니 운전면허 발급을 위한 비용이라고 하면서 찡긋 윙크를 하며 웃어 보였다. 오늘 너 잘했어! 정말 잘했다고.
종이 쪼가리로 된 임시 운전면허증이 발급되었다. 임시 면허증을 받아 든 내 손이 왜 이리 덜덜덜 떨리는지 헨더슨빌에 머무는 동안 제일 떨리는 순간이었고, 살면서 가장 긴장한 시험이었다. 홀가분한 마음이 되어 DMV를 나서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쏟아졌다. 이대로 집에 들어가기는 싫다. 나를 위한 선물 하나 하고 싶다. 단골 빵집에 들러 제일 좋아하는 시나몬빵 하나를 샀다. (얼간이 이방인이 되고 나서 괴상한 겸손함이 생겼는지 커피 한 잔과 달콤한 빵 한 덩이 이상은 분수에 넘치는 호사라는 생각이 든다). 그윽한 시나몬 향을 맡으니 그간 쌓였던 피곤함이 몰려온다. 헨더슨빌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기 여간 쉽지 않구나. 화끈한 신고식을 치르고 드디어 발이 생겼다.
도로주행 테스트는 애교였다. 살면서 이렇게 뜨거운 시선을 받아본 적이 있을까?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다가 노랑 깜빡이가 빨간 신호로 변해버렸다. 나도 모르게 찰나에 멈춰버렸다. 왜 그랬는지 정말 모르겠다. 건너편 운전자의 기가 차고 아찔해서 더 커다래진 동그란 푸른 눈동자가 선명하게 나와 마주쳤다. 또 한 번은 스쿨버스가 반대 방향 앞에서 멈춰서 무심코 쓱 지나가버리려는데 스쿨버스 기사가 멈추라며 나를 향해 빵! 을 길게 눌렀다. 아는 선생님이라 빵만 받고 말았지. 잠복해 있던 경찰에 걸렸거나 누군가 신고했다면 엄청난 벌금을 내야 했을 것이다. 스쿨버스가 멈추면 스쿨버스 앞 뒤 옆 모든 차량이 무조건 스탑해야 한다. 어떤 날은 교회 모임을 가는 길에 신호 규칙을 헷갈렸던 것 같다. 나이 지긋한 노신사가 두 손을 올리고 털썩 내린다. "Bless your heart! “
헨더슨빌 주민들에게 수많은 실수와 민폐를 끼치고, 그들로부터 배 터지게 축복의 빵을 얻어먹고서야 미국 교통 법규에 익숙해졌다.
사실 나는 한국에서도 쫄보 운전자였다. 미국 운전 누가 쉽다고 했는가? 운전 속도는 더 빠르고, 아무리 한적하다지만 커브길에서는 속도를 줄여야지 왜 속력을 내는 것이며, 매 구간 눈치 게임의 연속이니 피곤함이 두 배다.
좌회전. 좌회전 화살표 신호가 딱 떨어져서 좌회전을 하면 좋으련만 눈치껏 앞 방향에서 오는 직진 차량이 없으면 좌회전을 해야 한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정확히 노랑 좌회전 신호가 뜰 때까지 기다렸다가 뒤차로부터 빵! 뒤이어 빵! 사거리에서 늘 빵을 얻어먹었다. 미국에서는 웬만하면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예외도 있었다. 노랑 깜빡이 화살표는 멈출 준비를 하라는 신호인가? 아니면 전방을 확인하고 재빨리 가야 하나? 확신이 서지 않았다. 확인을 위해 사거리 마트 앞 주차장에서 차량들을 체크했다. 노랑 화살표 깜빡이 신호가 나오면 전방에 직진 차량이 없는 것을 확인 후에 재빨리 턴 레프트를 하면 되는 거였다.
4 WAY STOP. 큰 도로가 아닌 동네 안에서는 4 way stop 구간이 정말 많다. 먼저 온 차량에게 우선권이 있으니 어떤 차가 먼저 도착했는지 잘 살피고 있어야 한다. 스탑 싸인 앞 정지선에 도착했을 때에는 반드시! 반드시! 풀 스탑을 한 후 마음속으로 원 투 쓰리를 세고 출발하자.
Roundabout : 원형교차로이다. 4 way stop 하고 똑같으나 원형 교차로에서 적용된다는 것이 다르다. 나는 포웨잇스탑보다는 자연스럽게 차량의 흐름을 탈 수 있고 합류할 수 있어서 훨씬 운전하기에 편했는데 옆집 아저씨는 러시안룰렛이라며 질색팔색 싫어하셨다.
한 달 정도 운전을 하니 나도 여유가 생겨 차에서 지인들과 손인사를 나누는 수준이 되었다. 대부분 운전 코스는 집에서 학교, 그리고 집 옆의 마트, 도서관, 동네 맛집, 축구 수업하는 공원 가는 길이여서 머릿속에 교통 지도가 그려진다.
- 집에서 학교 가는 길
S is waiting for School bus on 7:25 am. His school bus comes at 7 : 35 am.
Then … we are heading J’s school.
1. Turn left at light (Ingles).
2. Go straight.
3. Move over to the left lane
4. Turn left at light( Burger King).
5. Go straight.
6. Roundabout : Stop at yeild sign (check left side car).
7. 4 way stop : Full stop at Stop sign and check which car is first come. (Mud creek)
8. Prepare to turn on left sign of car and turn left at green light but yeild to Vehicles go straight. (Johnson farm)
9. Turn right.
10. Full stop at stop sign. Check exzactly which car comes first.
11. School zone : Please speed down.
12. Turn left to the Atkinson parking lot.
13. Put name tag on the front.
14. Fully stop and swich to parking mode then open the door.
15. J get into car and buckle up The belt then leave.
미국에 온 뒤로 차만 타면 유난히 딱딱한 미국껌을 씹고 싶다. 야구선수들이 왜 더그아웃에서 질겅질겅 껌을 씹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껌을 씹으면 왠지 긴장도 풀리고 잠도 깨우고 , 뇌 운동이 활성화되어 얼간이 모드에서 현명이로 전환되고, 내 안의 깡다구 정신이 샘솟으며 파이팅을 외치고 싶어 진다.
새 마음이 되어 운전대를 잡고 껌을 씹었다. 어제의 헛짓은 깨끗하게 지워지고 새로운 시간과 무한 체력이 솟아났다. 구글맵을 켜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설마 DMV 오픈런 보다야 낫겠지.
다음 주에는 휴가를 가느라 연재를 한 주 쉬어갑니다.
제 공간에 들러주시는 한없이 고마운 여러분!
무더위에 지치지 마시고 시원한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많이 웃으시며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7화 연재부터는 일요일에 발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