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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 Jun 29. 2022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오면

마음의 중심 잡기

요근래 중심을 잡기가 어려웠다.

잊었다고, 놓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올라왔다.

그게 나를 힘들게 했다.

잠이 쏟아졌다. 자도 자도 몸이 무거웠다.

즐겁게 습관으로 잡아뒀던 많은 일들을 쉬었다.

나는 무언가를 더 하지 못해 힘든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덜 하지 못해 힘들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 

역시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때는 요가를 가야 한다.

머리가 혼탁할 때 몸에 집중이 잘 된다. 

내 체력의 한계에 닿을 때까지 몸을 밀어 부친다.

근육을 늘어나고 그 사이로 숨이 들어가고. 

여기서도 내 마음에 일어나는 욕심을 바라본다.

더 더 더. 더 하고 싶다. 
더 잘 하고 싶어서 무리하고 싶어진다. 


지금 내 마음의 상태다. 

잘하고 싶어서 집착하고 잘하고 싶어서 애쓴다. 

힘이 꽉 들어가 있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가 없다. 

뭘 해도 무겁다. 한 발짝 떼는 것도 힘들다. 


마음과 달리 몸은 몸은 한계가 있어 

더 하고 싶어도 멈춰야 하는 때를 안다.

내가 더 욕심을 부려도 물리적으로 안된다. 

아프다. 아파서 못 한다. 

다치지 않기 위해 몸을 더 집중해서 살핀다. 

할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가고 숨을 쉴 뿐이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온몸에 긴장이 들어간 것을 느낀다. 

그럼 다시 숨을 눌러 천천히 내쉬고 힘도 풀어본다. 

몸이 긴장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호흡을 멈추는 것이다. 

애쓰다 보면 내가 숨을 쉬고 있는지 안 쉬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생님이 다시 한 번 숨을 쉬라고 한다. 미간에 힘을 풀라고 한다. 

'나는 미간에 힘을 안 쓰고 있는데'라고 생각하지만 주름이 가득하다. 

자연스럽게 숨쉬던 것도 어느새 못한다.  숨쉬라고 알려줘야 한다.



마음도 그렇다. 

너무 애쓰다 보니 지금 내가 숨을 쉬고 있는지 안 쉬고 있는지 모른다. 

몸과 달리 내 상황을 딱히 확인할 길이 없다. 

나를 지켜보며 알려주는 선생님도 없다.

그래서 글을 쓰고 명상을 한다. 

내가 내 마음의 관찰자가 되어 선생님 역할을 한다. 

다시 한 번 숨을 쉬라고, 미간에 힘을 풀라고 한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커져서

돋보이고 싶고, 잘나고 싶고, 비교하게 된다. 

열정이 욕심이 된다. 욕심은 짐이 된다.

내 가슴을 꽈악 누르며 숨을 못쉬게 한다. 

마음도 몸처럼 움직여본다. 

아주 조심스럽게 천천히 할 수 있는 만큼만 간다.

집중해서 마음을 살피고 긴장이 들어간 것을 알아차린다.

다시 한 번 숨을 깊게 보낸다. 

편한 자세로 돌아와 다시 한 번 숨을 고른다. 

가볍게 다음 동작을 다시 이어 나간다. 


중심을 꽉 잡으면서 단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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