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중심 잡기
요근래 중심을 잡기가 어려웠다.
잊었다고, 놓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올라왔다.
그게 나를 힘들게 했다.
잠이 쏟아졌다. 자도 자도 몸이 무거웠다.
즐겁게 습관으로 잡아뒀던 많은 일들을 쉬었다.
나는 무언가를 더 하지 못해 힘든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덜 하지 못해 힘들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
역시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때는 요가를 가야 한다.
머리가 혼탁할 때 몸에 집중이 잘 된다.
내 체력의 한계에 닿을 때까지 몸을 밀어 부친다.
근육을 늘어나고 그 사이로 숨이 들어가고.
여기서도 내 마음에 일어나는 욕심을 바라본다.
더 더 더. 더 하고 싶다.
더 잘 하고 싶어서 무리하고 싶어진다.
지금 내 마음의 상태다.
잘하고 싶어서 집착하고 잘하고 싶어서 애쓴다.
힘이 꽉 들어가 있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가 없다.
뭘 해도 무겁다. 한 발짝 떼는 것도 힘들다.
마음과 달리 몸은 몸은 한계가 있어
더 하고 싶어도 멈춰야 하는 때를 안다.
내가 더 욕심을 부려도 물리적으로 안된다.
아프다. 아파서 못 한다.
다치지 않기 위해 몸을 더 집중해서 살핀다.
할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가고 숨을 쉴 뿐이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온몸에 긴장이 들어간 것을 느낀다.
그럼 다시 숨을 눌러 천천히 내쉬고 힘도 풀어본다.
몸이 긴장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호흡을 멈추는 것이다.
애쓰다 보면 내가 숨을 쉬고 있는지 안 쉬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생님이 다시 한 번 숨을 쉬라고 한다. 미간에 힘을 풀라고 한다.
'나는 미간에 힘을 안 쓰고 있는데'라고 생각하지만 주름이 가득하다.
자연스럽게 숨쉬던 것도 어느새 못한다. 숨쉬라고 알려줘야 한다.
마음도 그렇다.
너무 애쓰다 보니 지금 내가 숨을 쉬고 있는지 안 쉬고 있는지 모른다.
몸과 달리 내 상황을 딱히 확인할 길이 없다.
나를 지켜보며 알려주는 선생님도 없다.
그래서 글을 쓰고 명상을 한다.
내가 내 마음의 관찰자가 되어 선생님 역할을 한다.
다시 한 번 숨을 쉬라고, 미간에 힘을 풀라고 한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커져서
돋보이고 싶고, 잘나고 싶고, 비교하게 된다.
열정이 욕심이 된다. 욕심은 짐이 된다.
내 가슴을 꽈악 누르며 숨을 못쉬게 한다.
마음도 몸처럼 움직여본다.
아주 조심스럽게 천천히 할 수 있는 만큼만 간다.
집중해서 마음을 살피고 긴장이 들어간 것을 알아차린다.
다시 한 번 숨을 깊게 보낸다.
편한 자세로 돌아와 다시 한 번 숨을 고른다.
가볍게 다음 동작을 다시 이어 나간다.
중심을 꽉 잡으면서 단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