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길게 했다. 펑펑 울었다. 다양한 '나'들을 만났다.
내 삶의 여러 시기에 멍하니 누워있던 '나'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것도 되지 않아도.
무엇을 하지 않아도, 무엇이 되지 않아도 나는 행복할 수 있다.
행복해야 한다. 행복하고 싶다.
미래를 위해 지금을 희생하고 싶지 않다.
증명하고 싶지도 않다.
대단한 꿈을 만들어 그 뒤에 숨고 싶지도 않다.
‘지금은 비록 초라하지만 언젠가는’이라는 말로 자위하고 싶지도 않다.
멋진 미래를 꿈꾸기에 지금의 내가 좋은게 아니라,
지금의 내가 좋으니까 멋진 미래가 당연히 다가오는 것이다.
얼마나 더 멋진 꿈을 가지고 있느냐의 대결이 아니다.
그 꿈을 위해 지금을 얼마나 희생하느냐가 성공의 척도도 아니다.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지금 얼마나 즐거운지, 지금 얼마나 자기답게 사는지가 척도다.
매일을 그렇게 사는 사람은 언제나 성공이다.
팔자를 고치고 싶었다. 지금 내 삶이 너무 싫어서.
그게 공부든, 연애든, 직업이든.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다.
무능력한 나는 쓰레기니까. 그게 곧 내 자존이 되니까.
아무리 좋아서 시작하더라도 어느 순간 작은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이게 니 필자를 고칠 것 같아?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
그 목소리에 너무 익숙한 나는 모든 것을 멈추고 만다.
그게 너무 슬퍼서, 내 몸은 이미 그걸 알아서
나를 침대에서 못 빠져나가게 한다. 멍하니 천장만 보게 한다.
믿음은 내가 아니다. 생각도 내가 아니다.
좋은 믿음과 생각이 아니니 이건 바꾸면 된다.
팔자를 고치지 않아도 좋다.
내 팔자는 이미 충분히 좋다.
아직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다 받아주기란 쉽지 않다.
무언가를 해야 사랑 받을 수 있다는 믿음.
그게 이렇게 불쑥 불쑥 튀어나올때면 참 나도 어렵다.
그래도 좋다. 이대로도 좋다.
또 알아차릴 것이고, 또 멈출 것이고, 또 바꿀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 나를 사랑할 것이다.
내가 나를 포기할 수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