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느낀 감정은 평온함이었다. 그녀는 다른 대중 연설가들이 자신만만하게 자신을 어필하고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애쓰는 것과는 다르게 겸손했다. '어째서 내가 여기 올라와 있는 것일까?'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 느낌은 불안함, 두려움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그곳에 올려 보낸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 품 안에서 평온해 보였다.
그녀에게서는 사랑이 흘러넘쳤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녀에게서 흘러나오는 사랑의 기운이 온 회장을 감쌌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존귀하게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윽고 그녀는 입을 떼고 말하기 시작했다. 언변은 막힘이 없었으나 시종일관 차분했다. 한 톤 높은 격앙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하려고 하지 않았다. 과거 그녀는 대중 앞에서 연설할 때 사람들 앞에 우뚝 서서 유창한 언변으로 홀리듯 말을 했었다. '나 좀 봐. 대단하지? 너희도 할 수 있어. 나를 따라와.' 이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단순히 하나님의 대변자로서,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나도 당신들과 같은, 어쩌면 당신들보다 못한 사람이라는 태도로 조심스럽게 대했다. 말하는 중간중간 말을 멈추고, 하나님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온 회중을 가득 매운 사람들이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보다도, 자신이 하나님의 통로로 제대로 사용되는지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듯했다.
그녀가 하는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진실되었다. 가끔 유머와 재치를 섞어 말할 때면, 사람들은 그것이 하나님이 그녀에게 주신 은사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말하던 그녀가 군중 속에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살며시 미소짓는다. '걱정하지 마, 밍이야. 나는 너야. 너는 곧 내가 될 거야.'
그녀는 말을 마치고, 자신이 할 일을 다 했다는 듯이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군중으로 돌아갔다. 결코 자신을 과시하거나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녀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과 다정한 태도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들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의 말을 주의 깊게 경청하면서 그들 속에 있는 아름답고 존귀한 것들을 알아봐 주었다. 사람들은 그녀와 있으면 자신도 모르던 스스로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이 자신들에게 준 것이라는 사실도. 그녀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은 모두 덕이 되는 것이었다(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 -에베소서 4:29).
그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그녀를 사랑하는 가족들, 그녀가 좋아하는 공간, 즐기는 취미에 둘러싸여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다시 하나님이 그녀를 통로로 부르실 때까지.
이 글은 '나의 미래 자아가 강연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질문에 관한 답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겸손하고,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에게 존재 자체로 받아들여지는 경험, 나는 그것을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