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특별하게 보는 눈, 그리고 기록.

by 몌별

아이의 독감으로 꼼짝없이 집에만 있었어요.

저도 감기 기운이 있어 약을 먹었더니 어제부터 하루종일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졸립니다.


난 몸이 안좋다고 했는데 남편은 오늘 기필코 아이방에 있는 장난감들을 정리할 생각인가봐요.

다 제 몫이 될 것 같아...긴 한숨을 한번 푸욱 쉬고 잠깐만 나갔다 올께 하고 나왔어요.


900%EF%BC%BF20250105%EF%BC%BF150528.jpg?type=w773 커피도 빵도 맛있는 동네카페

집 근처에 있는 이런 카페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바닐라라떼를 한 모금 들이키니 필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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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되지 않는 삶은 기억되기 어렵고
기억되지 못한 시간은 허무하게 시라져버린다.
기록은 기획자에게 훌륭한 자기 '증명'의 수단이 되어준다.
'특별한 에피소드보다 일상을 특별하게 보는 눈'이라는 문장은
평소 내가 즐겨쓰는 말이다.
<기획자의 사전>, 정은우




폭설이 내린 오늘.

다이어리를 꺼내 일기를 썼어요.


특별할 것 없는 오늘을,

그리고 그동안 바쁘단 핑계로

외면했던 내 마음을 기록하고 싶어서요.


소리없는 문장을 적어내며 침묵과 조용한 고백사이를 바쁘게,

잠깐 쉬기도 하며 징검다리를 건너듯 오갔어요.

아무도 읽지 않을 내 마음의 문장들을 적으며 긴 글을 써 내려갔어요.

나만 읽어낼 그 문장들을 쏟아내며 온전한 내 자신으로 되돌아오고,

마음의 육중한 무거움도 같이 쏟아버렸어요.


그리고 꿈필의 글귀를 적어보니, 오늘은 굉장히 특별한 하루라는 걸.

특별한 기록의 날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폭설. 독감. 1년 동안의 중압감. 엄마.

그리고 새해.


이 시간을 기록하고 바라보기까지

나는 섬세하고 차가운 시간들을 견디고.

고요한 간격을 유지하고자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리고 이 모든 시간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건 결국 '기록'덕분이었음을.


얼음꽃이 핀 나무 둥치도 아름다웠다고 기록하고,

무엇이든 기록하고 싶어 카페를 향해 거리를 나선 그 마음과 걸음도 기록했어요.



울분을 토하고 싶을 때에도.

너무 신이나 미치광이처럼 웃고 싶을 때도.

침묵을 유지하며 고요한 시간을 가질 수 있던 것은 모두 '기록' 덕분임을.


기록의 시간.

허무하게 지나가는 흐름의 시간을

단단히 잡아주는 걸 알기에.


오늘도 기록해요.


@지혜롭게, 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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