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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우 Feb 08. 2020

너 변했어

2-1. 소설의 주인공을 찾아서, 주식발굴

친구한테서 들은 얘기다.


교양 수업 중 결혼학 과목이 있었더란다.


연애의 시작에 대해 교수님이 얘기를 하셨다고 하는데 우리 사귀자라는 말에 대해 남녀가 받아 들이는 차이가 있다는 얘기였다고 한다.


남자는 사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사귀는 거라고 한다. 반면 여자는 사귀기 시작하는 순간 부터 테스트 기간을 갖는 거라고 하셨단다. 대략 50일 정도 내가 정말 너와 사귀어도 될지 판단하기 위해서 한 번 알아가 보자 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갑자기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면 남자는 붕 뜨게 된다고 하셨단다.


그 수업에 사귀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커플이 함께 수강하고 있었다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둘다 수강을 취소했고 소문만 무성해졌다고 한다. 여자마음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정말 그런건가 싶지만 세상만사 일단 질러보고 상황을 보는 경우도 많은거 같긴 하다.



(영화 봄날은 간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는지는 정말 모르겠다.)



어느날 대표님이 네오위즈 기업 탐방을 다녀왔다고 하시면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자고 하셨다. 점심식사하고 오신다고 했는데 언제 탐방을 다녀오신거냐고 묻자 네오위즈에 다녔었던 친구를 만나고 오셨다고 했다.


문제는 내가 게임을 잘 안한다는 부분이었다. 네오위즈에 무슨 게임이 있는지도 모르고 공부가 부족하니 공부할 시간을 좀만 달라고 했다. 대표님은 일단 편입하고 지켜보자고 하셨다. 여하튼 편입은 이루어졌고 이후 정식으로 탐방도 다녀왔다. 나름 게임도 찾아서 해보고 열심히 공부하려고 했다. 모르는 기업을 투자했으니 빨리 알아야겠다 싶었다.


반면 대표님이 특별히 게임을 해보시는 모습은 볼수 없었고 회의 시간에도 자주 거론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몇주 뒤 네오위즈를 편출하자고 하셨다. 주가 때문인가 살펴보니 그건 또 아니였다. 주가 변동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좀 기업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데 왜 종목을 편출하시냐고 물었다. 대표님은 관심도에서 밀렸다고 말씀하셨다. 대표님은 아직 잘 안다는 생각이 들기 전이라도 일단 포트폴리오에 싣고 투자를 시작해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몇달 정도 기다려 보신단다. 투자한 기업에 얼마나 애착을 갖고 스스로 공부하게 되는지 살피신다고 말이다. 이 기간 공부를 더하고 한 번이라도 더 탐방을 가고, 전화라도 한 번 더 하고 있다면 그 기업은 계속 투자해도 되는 기업이라고 판단 한다고 하셨다. 


관심도라니, 이건 또 무슨 말씀인가 싶었다. 대표님이 주식을 판단할 때 정말 주가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구나 싶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내 걱정이 되었다. 지금이야 나는 대표님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주식얘기 하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밥도 같이 먹고 운동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 나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게 되면, 그럼 나는 이제 이직 준비해야 하는 건가 머리가 복잡해지려는 순간 생각을 멈췄다.


그러던 어느날 뭐든 관심이 많다고 좋기만 한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주 예전 고객이었다는 대표님 친구분이 사무실을 방문하셨다. 여유자금이 조금 생겨서 상품 설명 좀 듣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하셨다. 예전에 가입한 상품은 사정이 있어서 해지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때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었던 종목인 쌍용양회를 아직도 갖고 계셨다고 한다. 


쌍용양회는 대표님한테서 익히 들었었던 기업이었다. 대표님은 시멘트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자원화 할 수 있는 것으로 가치가 높다고 보셨다고 한다. 다만 기업이 중국자본에 매각되면서 관심도가 낮아졌고 종목을 편출했다고 하셨다. 그래도 주가는 2배가 오른 상태 였다고 한다. 


얘기만 들었던 기업이 고객계좌에 실제로 실려있는 것을 보는 건 처음이다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고객 계좌의 쌍용양회 수익률은 400퍼센트에 육박해 있었다. 종목 편출 이후에도 또 2배가 오른 것이었다. 


관심을 듬뿍 줄 수 있는 기업들을 열심히 발굴하다 보면 앞으로도 저런 수익률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엄마, 관심 못 받으면 집에는 일찍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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