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재 / 스토리지북앤필름, 시리즈 #17 / 2024
©Myeongjae Lee
문득,
<책방2036>의 겉모습은 이와 비슷하게, 몹시 슬라브스러운 모양과 색깔로 꾸며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단독 건물이라면, 정교회(https://brunch.co.kr/@myeongjaelee/116) 스타일이 그래도 우선이겠지만, 어느 건물의 일부를 임대하여 사용하게 된다면, 이렇게 눈이 시리게 꾸미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계산대 위로는 키오스크 'КИОСК'라고 깜찍한 러시아어 간판도 하나 달아야겠다. 있어 보이게.
p.61 구멍가게라든지 전당포 같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어서인지 “여기가 키오스크인가요?”라는 말은 어쩐지 있어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 책방직원으로 다년간 일했던 분의 이야기다. 책방에 대한 애정, 책과 사람에 대한 애정, 애증이 글 이곳저곳에 묻어있다.
어려서부터 '가늘고 길면서 따뜻한 관계'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그런 관계가 맺어지는 책방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다가, 내가 따뜻한 책방지기가 되면 되겠다 싶었다. 욕심이 과한가? 나이 먹고도 그런 따뜻함과 상냥함과 친절함과 상식까지 유지하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싶기는 하지만, 아무튼 늘 말하는 것처럼 곱게 늙은 책방지기가 되고 싶다. 매일 걱정이 될 정도로 체력과 총기가 현저히 저하되는 느낌인데, 10년 뒤 책방을 위해서라도 힘을 좀 내야겠다.
p.3 앞에서는 웃었지만 뒤에서는 째려보던 책방직원의 뒤끝 에세이
p.105 책방직원은 손님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책과 책방을 지키는 사람이다.
p.166 …… 그리하여 누군가의 한 시절이 담긴 책방이 영업을 종료한다는 소식이 들릴 것이며 그 소식과 함께 옛 추억도 운영을 멈출 것이다. 그때 그 책방이 아직 문을 열고 있기에 어떤 시절도 되돌아볼 수 있는 거니까. 그런 관점에서 책방 사장님이라는 사람은 그저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의 페이지를 지키고 있는 파수꾼일 것이다.
p.41 작은 가게는 사람들을 소비자나 구매자로 보기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오고 가는 손님으로 대하고 서로서로 관계를 맺는다.
p.65 그래서 말을 이쁘게 하는 부지런한 손님에게는 내가 더욱 이쁘게 말해서 책방에 또 오게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는 것도 좋지만 좋았던 사람이 계속 오는 게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