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Sep 7. 2021
< 2017. 7. 1 일기중에서>
도시의 여름 아침은
혼탁하고 갑갑하고 무겁기만 하다.
그래서 양재천으로 나왔다.
해가 지면 양재천 평상에는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로 붐빈다.
아침은 그렇지 않다.
고요하고 평화롭다.
평상에 앉아 장석주 작가님의 <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를 다 읽었다.
장석주 작가님의 글은 '작가'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은 것 같아서
읽는 순간 내 몸속으로 흘러 들어와 호흡이 돼버린다.
<대추 한 알>이 그랬고, <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가 그랬고
이 책 또한 다르지 않다.
내용 중에 < 놀지 못하는 자는 자유롭지 않다>
< 책은 불가능한 여러 겹의 삶을 가능하게 만든다>에 왕별 5개 표시한다.
이 글에서 말한대로 노동의 노예로 살아가지 않으려면
잘 놀아야겠는데 우리는 <잘 노는 것>에 익숙치 않다.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그 시간을 보낼지 당황스럽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의 시간들을 너무나 혹사시키며 살아왔다.
나의 시간들을 오롯이 잘 놀며 보낼 수 있도록 고민을 해보아야겠다.
잘 노는 법을 터득해서 자유롭고 싶다.
이분에겐 읽고 쓰는 것이 운명이란 생각이 든다.
이분만큼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는 작가가
또 있을까 싶다.
이분에겐 읽고 쓰는 것이 숨쉬기와 같을 거란
생각이 든다.
48개의 산문을 20일 동안 천천히 읽었다.
두꺼운 책이 아니지만 빨리 훅 읽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엔 너무 미안한 글이다.
지나치게 감성적이지도 않고
사유할 시간과 여유를 주는 이성적이고 지적인 그분의 글들을 좋아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내게 생긴 변화는 20일 전부터
나도 매일 아침 사과 한 알로 시작한다는 것.
대추 한 알, 사과 한 알…
한 알의 의미를 작가님에게서 배웠다.
책을 덮고 돌아보니 도라지 꽃이 한가득이다.
수줍게 오므린 꽃봉오리를 터뜨리며 즐거워한다.
어릴 때 기억으로 톡톡 터뜨리며
소리 나게 터뜨리는 기술을 남편에게 전수한다.
" 아이, 이렇게 하는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