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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주는 가치

귀리 케일 죽♡



귀리 케일 죽


냄비에 차가운 멸치 다시물을 붓고

다진 마늘, 표고버섯 한 줌,

납작 귀리를 넣고 폭폭 끓여준다.

 새우가루가 있으면

조금 넣어주면 감칠맛이 생긴다.


납작 귀리가 풀어져 점점 죽의 형태로 될 때 케일을 채 썰어 넣고

숨이 죽을 만큼 끓어오르면

된장을 적당히 풀고 들깻가루

넣어 저어준다.


Tip. 1. 처음부터 찬물에 납작 귀리를 넣고 끓여야 푹 퍼지므로  멸치 다시물을 식혀서 사용하고 만들어 둔 게 없으면  그냥 차가운 생수만으로 해도 된다.

2. 원래는 시금치를 넣는데

없으면 케일도 좋다.

3. 납작 귀리 없으면 귀리밥으로

해도 되고 현미밥도 괜찮으나

이때는 도깨비방망이로

갈아가며 끓여야 하므로

그냥 납작 귀리로 하는 게 편하다..


부드럽게 끓여서 한 숟갈씩

호로록.




음식을 만들 때는 재료를 구하기 쉽고,

방법이 간단해야 빠른 시간에 만들고

흥미도 생기는 것 같다. 그리고 적당히

재료를 대체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가 된다.


신혼 때 요리책을 보며 어떤 음식을 만드는데 강황을 넣으라 했다.

강황? 그게 뭐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강황'이 없어서

그 음식을 만들지 못했다.


어느 날 한정식 집에 갔는데

메뉴에 강황이란 단어가 보이는 거다.

그래서 그날은 강황이 들어있는 요리를 주문하여 먹었고  

강황가루가 없으면

카레가루를 조금 섞으면 되겠단 걸 알았다.

그리고 좀 더 확장하여

강황과 울금의 차이도 알게 되었다.


여행길에 들린 맛있는 디저트 가게에서

맛있는 단맛을 감지했는데

주인에게 물어보니

설탕 대신 스테비아를 넣는다고 했다.

건강을 생각하여 음식에 거의 설탕을 쓰지 않고

양파나 조청 등으로 대체했었는데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

 스테비아를 알게 되었을 때는 뛸 듯이 기뻤다.


요즘도 나는 외식을 할 때  

혹은 내게 메뉴 선택의 순간이 오면

쓰윽 보고 내가 모르는 재료가

들어간 것을 주문해서  먹어 본다.

 그리고 입으로 느껴보고

그 재료의 대체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주방장에게 꼭 물어본다.


내가 졸업한 중, 고등학교와 대학은

참 특이한 수업들이 있었다.

중학교 3년간 사군자, 발레,

현대무용을 배웠고,

고등학교 때는 가야금을 ,

대학 때는 골프를 1년간 배웠다.

그리고 신기하게 모두 '경험' 이

중요하다고 배웠다.

잘하지 못해도 ' 할 수 있다'는 것과

' 해보지 않아서 모른다'는 하늘과 땅 차이며, 그게 여자라서  배움의 기회가 없었다고 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배웠다.

무려 40여 년 전의 일이다.


그때는 뭘 이런 걸 배우나 싶었는데

 살면서 내가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는 걸 느꼈다.

경험을 해보고 선택을 하는 건

중요한 것 같다.


음식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먹어봐야 어떤 맛인지 알고

그래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하는 음식들은  

유명 셰프의 솜씨를 따라갈 순 없지만

집에서 식구들과 먹기엔 먹을만하다.

없는 재료는 집에 있는 걸로 대체하고

그래도 없으면 과감히 생략하면서

 대신 다른 걸 첨가해 보고...

그냥 설렁설렁... 그렇게 해본다.


가끔 내가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란 게 스스로 고마울 때가 있다.


결론은 시금치 대신 케일도

맛있다는 것이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017pPw_0b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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