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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빵집에 독일인이 없었다

바나나 구겔호프♡



바나나 구겔호프


어제 구워 놓은 바나나 구겔호프 한 조각씩 데우고

베리 스무디와 함께 낸다.


180도로 오븐을 예열한다.


물러진 바나나 5개는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 대충 으깬다.


레시피의 1컵은 대략 200ml 정도이다.

계란 3개, 갈색설탕 1과 1/4컵

( 나는 스테비아나 메이플 시럽을 함께 섞어서 설탕의 비율을 좀 낮춘다)

녹인 무염버터 2/3컵,

샤워 크림 1과 1/2 컵,

바닐라 익스트랙트 1T

시나몬 가루 조금, 다진 호두 조금 넣고

 거품기로 대충 섞어준다.

여기에 밀가루 4와 1/2 컵

베이킹소다 1T

소금 1/2( 나는 소금을 거의

넣지 않는다)

를 추가하여 넣고 섞어서

구겔호프 틀에 올리브유를 살짝 바르고 부어준다.

반죽의 농도는 주걱로 떠올렸을 때 뚝뚝 떨어질 정도가 된다.


180도에서 25-30분 정도

굽는데 중간에 젓가락을 찔러보아 반죽이 묻어나지 않으면 된다.


아이싱 슈거 파우더에

레몬즙을 조금씩 섞어 가면서

걸쭉한 농도일 때

빵 위에 얹어주면 새콤달콤한 빵이 완성된다.


한 번에 여유 있게 구워서 식힌 후

랩으로 빈틈없이 싸서 냉동시켜 두고

가끔 데워 먹으면

 많이 달지 않고 바나나향, 시나몬 향이  

아주 향긋하여 맛있다.

나는 따끈한 진저 레몬티와 함께 먹는 걸 좋아한다.


Tip. 1. 보통 빵은 중력분을 사용하는데

나는 박력분을 사용해서

겉은 약간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만든다.

2. 바나나 한송이 사면

늘 다 먹기도 전에 검게 익어버린다.

 이럴 때 구워둔다.

3. 구겔호프 틀이 없으면

그냥 빵틀에 올리브유 발라

사용하면 된다.




나는 빵을 참 좋아하는데

언제부턴가 밀가루를 먹으면

소화가 잘 안돼서

의식적으로 빵과 밀가루 음식들을

멀리하고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어릴 적에는 지금처럼 제과점이

흔하지 않았다.

그 당시 유명했던 빵집은

강남역 뉴욕 제과점, 장충동 태극당 정도였다.

 아버지가 퇴근길에 시내에서

롤케이크와  상투과자,샐러드 빵을 사 오시면

우리 삼 남매는 머리를 맞대고

3 등분하느라 난리가 났었다.


이랬던 시절에 쇼킹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중 한 가지는

보름달 빵의 등장이었다.

제법 커다란 둥그런 카스텔라 사이에

하얀 크림이 듬뿍 들어 있었고

작은 입가에 하얀 크림이 묻어나는 줄도 모르고

크게  한입 베어 물면 너무 행복했다.

그렇게 제과점이 아닌 동네 구멍가게에만 가도

맛있는 크림빵을 먹게 된 건,

적어도 나에겐 '기적'과 같았다.


또 한 가지는

내가  중학교 때였던가

내가 살던 동네에 '독일빵집'이 생겼다.

하얀 바탕에 빨간색으로

라고 쓴 간판은

보기만 해도 설레는 것이었다.


중학생이 되고 처음 받은 용돈을 들고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바로 독일빵집이었다.

염탐하듯 들어서는 내게

" 학생, 이거 한번 잡솨봐."

하며 주신 게 소보루빵에서 부서져 떨어진

소보루 가루들이었다.


난 독일빵집은 독일인이 하는 가게인 줄 알고

그 빵집에 선뜻 들어가 못했다.

슈크림빵 주세요는 독일어로 어떻게 말하지?

아니지. 인사터 해야지.

Guten tag, Auf wiedersen...

용의주도하게 독일어를 공부하고

멋지게 독일빵집 문을 들어설 생각이었다.

그렇게 자주 빵 집 밖에서

 유리창에 비치는 빵들을 침 흘리며 보기만 하는

나를 주방에서 보신 거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문 열고 들어가자

소보루빵에서 가장 맛있는 소보루 가루를

먹어보라고 주신 거다.

사장님은 한국인이었던게 충격이었다.

하마터면 독일어  능력자가 될 뻔했다.

진작 가볼걸,..


소보루의 그 바삭하면서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봐버린 나는

첫 용돈으로 전부 소보루빵을 사버렸다.

그날....

집에 빵 봉지를 껴안고 들어가

엄마의 오동나무 빗자루로

엉덩이를 무지하게 맞았다.

.그 와중에도 빵봉지는 끝까지  쥐고 있다고

더 맞았다.


얼마 전에 마트에 갔는데

바로 그 보름달 빵이 있는 거다.

내 손바닥 반밖에 되지 않는

초미니 보름달 빵을 한 개 사서 먹어  보았다.

내가 기억하는 보름달 빵  맛이 아니었다.

지금 재료는 더 좋아졌을 텐데 참 이상하다.


그리고 나는 이제 소보루빵은 안 먹는다.

엄마에게 호되게 맞은 기억 때문일까?


오랜 세월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주를 이루다가

요즘은 다시 동네에 맛있는 빵집들이 생겼다.

우리 동네에도 꽤 유명한 빵집들이

몇 곳이 생겼는데

늘 줄이 길게 늘어서 있고

빵 굽는 냄새가 아주 진동을 한다.


이제 건강을 생각하여 예전처럼 많이 안 먹지만

여전히 빵은 내 사랑이다.


https://brunch.co.kr/@dreamkjykr/166

https://youtu.be/Zy35IQjjA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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