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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은 82년 김지영이 아니면 좋겠다



82년생 김지영


어제 큰아이와 이 영화를 보았다.

책으로 보았을때보다 더 깊숙히 내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어렸을때, 우리 엄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 이다음에 니가 어른이 되면, 그 때는 세상이

달라질거야. 그러니 자신감있는 사람이 되어야해''


부모님은 내가 어디가서도

내 몫을 당차게 해내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고, 지원해 주셨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은행공채시험을 치르고

당당하게 합격을 했고, 남자직원들  못지않게

열심히 일을 했다. 입행하여 퇴직할때까지

10여년을 외환업무를 하면서

늘 밤12시까지 야근도 힘들어 하지 않았고, 여름휴가도 가본일이 없었다.

승진시험도 통과하고  나의 업무 영역을

넓혀가려 하던 그 때.


바로 그때 82년생 김지영처럼

나도 육아때문에 퇴직을 했다.

둘째아이가 선물로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큰아이 한명일때는 시댁에서 돌봐주셨으나 둘은 도저히 죄송해서 맡길수가 없었다.

친정엄마는 조카를 돌봐주고 계셨고..

아무리 고민해도 내가 퇴직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내가 어른되면 세상이 바뀔거라는

엄마말씀은 틀렸다.

수십년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게 있다는걸 알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도 엄마와 똑같은 말을

내 딸들에게 하고있다. 희망은 갖고 살아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


82년생 김지영은 그냥 '우리 모두'였다.

'' 나는 지금 행복해. 남편과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행복해. 그런데 가끔은 갑갑해. 길을 잃은것

같애.''  하던 김지영을 공감한다.


나역시 내손끝에서 이뤄지는 많은 것들을

보면 특히 가족들에 있어서

격렬하게 애착이 생기고

절대 놓치고 싶지않은 행복을 느끼지만

아주 가끔씩  내가 만일 계속 일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며 의기소침해 질때가 있다.


영화를 본 후 큰아이가 내팔짱을 끼면서

일을 포기하고 자신들을 잘 키워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말없이 순댓국을 먹었다.


( 몇 년전 큰아이와 함께 이 영화를

보던 날 이런 일기를 썼었네요.^^)


https://youtu.be/NsIq_62Jf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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