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Oct 31. 2021
중학교 때 '국풍 81'을 통해
이용이라는 가수가 탄생했다.
그때 그가 부른 노래는 <바람이려오>였다.
바람머리를 하고 금테 안경을
쓰고 " 그대 잠든 머리맡에
가만히 앉아,..."라고 시작하면
전국 여학생 1/3 은 다 쓰러졌다.
그 당시 1/3은 조용필을
나머지 1/3은 전영록을
좋아했으니 말이다.
연예인에 별 관심 없어서
친구들이 조용필, 전영록에
빠져 있을 때 난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어느 날 혜성처럼 나타난 이용 때문에
나도 그들처럼 귀가 아프도록
테이프를 돌려 듣고 밤새 라디오를 들었더랬다.
그 시절 내게 오빠는 이용 오빠
하나였다.ㅎㅎㅎ
어느 날 늦가을 10월에 딱 맞춰
<잊혀진 계절> 이란 노래가 나왔는데
그때는 우리 엄마도 그 노래를 너무 좋아하셔서
엄마랑 머리를 맞대고 카세트를 눌러댔던 추억이 있다.
내가 피아노를 체르니 50번까지 마스터했던
이유도 이 노래를 멋드러지게 연주하고 싶어서였다.
호소력 짙은 그 음색과 클라이맥스 부분에 코를 찡긋하며 금테 안경을 올리던
그 이용 오빠가 어느 날 결혼을
발표하고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실망 실망 대실망.
그런 실망이 없었다.
엄마는 금세 변진섭의 노래로 갈아타셨으나
난 의리를 지켰다.
그래서 그 이후로 다른 가수를 좋아하는 일은 없었다. ( 노래는 좋아했지만)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밤.
그래서 <잊혀진 계절>을 일부러 이 시간까지 참고 안 들었다.
왜냐면 시월의 마지막 밤이 지나기
직전에 들어줘야 제맛이 나기 때문이다.
이제 잘 시간이 다가오니
오늘이 가기 전에 들어야겠다.
그때 그 시절 그러니까
40년 전에 틈만 나면 모여서
조용필 파, 이용 파, 전영록 파를 외치던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잘 살고 있는지
너무 궁금하고 보고 싶다.
참! 모두들 책받침도 아직 갖고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