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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계절인데요

https://youtu.be/4 WQwW6 FrDGc


중학교 때 '국풍 81'을 통해

이용이라는 가수가 탄생했다.

그때 그가 부른 노래는 <바람이려오>였다.


바람머리를 하고 금테 안경을

쓰고 "  그대 잠든 머리맡에

가만히 앉아,..."라고 시작하면

전국 여학생 1/3 은 다 쓰러졌다.

그 당시 1/3은 조용필을

나머지 1/3은 전영록을

좋아했으니 말이다.


연예인에 별 관심 없어서

친구들이 조용필, 전영록에

빠져 있을 때 난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어느 날 혜성처럼 나타난 이용 때문에

나도 그들처럼  귀가 아프도록

테이프를 돌려 듣고  밤새 라디오를 들었더랬다.

그 시절 내게 오빠는 이용 오빠

하나였다.ㅎㅎㅎ


어느 날 늦가을 10월에 딱 맞춰

<잊혀진 계절> 이란 노래가 나왔는데

그때는 우리 엄마도 그 노래를 너무 좋아하셔서

엄마랑 머리를 맞대고 카세트를 눌러댔던 추억이 있다.

내가 피아노를 체르니 50번까지 마스터했던

이유도 이 노래를 멋드러지게 연주하고 싶어서였다.

호소력 짙은 그 음색과 클라이맥스 부분에 코를 찡긋하며 금테 안경을 올리던

이용 오빠가 어느 날 결혼을

발표하고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실망 실망 대실망.

그런 실망이 없었다. 

엄마는 금세 변진섭의 노래로 갈아타셨으나

 난 의리를 지켰다.

그래서 그 이후로 다른 가수를 좋아하는 일은 없었다. ( 노래는 좋아했지만)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밤.

그래서 <잊혀진 계절>을 일부러 이 시간까지 참고 안 들었다.

왜냐면  시월의 마지막 밤이 지나기

직전에 들어줘야 제맛이 나기 때문이다.

이제 잘  시간이 다가오니

오늘이 가기 전에 들어야겠다.


그때 그 시절 그러니까

40년 전에 틈만 나면 모여서

조용필 파, 이용 파, 전영록 파를 외치던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잘 살고 있는지

너무 궁금하고 보고 싶다.

참! 모두들 책받침도 아직 갖고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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