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벚꽃엔딩을 꿈꾸며
BLT 샌드위치와 홍시 라테
by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Nov 8. 2021
Monday sandwich & persimmon latte
내가 입맛이 없어지니
밥을 하기 싫어서
BLT 샌드위치와 홍시 라테로 아침상.
다진 양파에 씨겨자, 마요네즈, 메이플 시럽 섞어
통밀빵에 발라주고,
아보카도, 로메인 많이,
토마토 많~이, 물에 데쳐 기름 뺀 베이컨, 슬라이스 한 사과, 치즈 한 장을 높이 높이 쌓았다.
잘 익은 홍시와 우유를 갈아 만든
홍시 라테를 더한다.
남편이 눈치 보며 혼잣말을 한다.
'' 맛있는데.... 내가 나이가 들긴 했나 봐.
자꾸 흘려. ''
그것도 혼자 못 먹냐고 놀리려다가
내 입에선 다른 말이 나왔다.
'' 아냐. 나도 흘릴 때가 있어.
실망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봐. ''
내가 말해놓고도 웃긴다.
그냥 담부턴 높이 쌓지 않을게.. 하면 될걸.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내린다.
어제까지만 해도
오늘 이렇게 비가 강풍과 함께 쏟아질 거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말이다.
지난주에 대학 때 친구들을 만났다.
그중에 한 명이
얼마 전에 큰 딸이 결혼하여 사위를 봤다.
친구는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했었고
나는 취업을 했었다.
내가 회사에 간신히 자리 잡아갈 무렵
친구는 첫 딸을 낳고 <엄마>가 되었다.
그 후로 두 번 더 딸을 낳아서
딸 셋의 엄마가 되었다.
친구는 나와 달리
말하는 모습도 여성스럽고 곱다.
눈이 예쁘고 차근차근 말하는데
유머감각도 있다.
내가 두 딸과 씨름하며 살 때
친구는 세 딸을 돌보았다.
그리고 세 딸의 뒷바라지를
훌륭하게 해냈고
맏며느리로서 늘 넓은 마음으로
집안 대소사도 챙기는 걸 보았다.
착하고 대단한 사람이다.
어제 문득 사진첩을 뒤적이다가
졸업가운을 입고 웨이브 파마하고
학사모를 쓴 친구 사진을 발견했다.
친구들과 그 사진들을 카톡으로 공유하면서
30년 세월이 언제 지닌 건지 믿기지 않았다.
우리의 마음은 아직 그때처럼
늘 까르륵 대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식구들을 뒤로하고
우리들끼리 여행도 가보지 않았다.
우리끼리 어딘가를 간다는 게 두렵기도 했었고
식구들이 염려되어서이다.
이제는 사위를 볼 만큼 더 어른이 되었으니
오늘 예상치 못하게 쏟아지는 비처럼
갑자기 떠나는 여행을 해봐야겠다.
조금이라도 더 힘내서 걸을 수 있고
눈이 맑을 때 말이다.
내년 봄엔
집이 아닌 여행길에서
친구들과 <벚꽃엔딩>을 불러보고 싶다.
그날엔 오늘처럼 비가 와도 좋겠다.
오늘도 굿모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