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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월든에서의  40분


재택근무 중인 남편과

점심시간 1시간을 활용하여

후다닥 점심을 먹고 길 건너

양재 시민의 숲에 산책 다녀왔다.


비 오는 숲에는 사람도 없고

고요한 가운데 단풍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뿐이다.

어딜 가면 이보다 더 아름다울까.

숲도 좋은데 비 오는 숲이라니..

 

젖은 낙엽은 밟아도 부서지지 않아서

덜 미안하다.

빗물에 젖어 싱그런 향기가 더욱 진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기분이

이러했으려나.

이곳은 나의 월든이다.

눈 쌓나의 월든도 기대해 본다.


걷다 보니 가지치기를 한 건지 바람에 꺾인 건지 단풍나무 가지가 뭉터기로 떨어져 있다.

쪼그리고 앉아 나뭇가지  몇 개를 주워왔다.


큰 꽃병이 없어서

생수병을 잘라서 큰 가지 몇 개를 꽂았다.

작은 가지들은 비커와  삼각플라스크에 나누어 꽂았다.

막내가 어릴 때 과학 실험할 때

사용했던 것들을 버리지 않길 잘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다.

없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에 집중하자고.

그게 생수병이 됐든 비커가 됐든

나의 능력이 됐든...

그리고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자고.


모든 게 40분이 내게 준

행운이었다.^^

https://youtu.be/_VyA2f6hGW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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