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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꾼을 아시나요

새송이밥♡



새송이밥


고슬고슬한 현미밥에

다시마 부각을 부수어 넣고

참기름 몇방울 떨어뜨리고

조물조물하여 한입 크기로 만든다.

다시마 부각이 없으면

 조미김을 가루로 만들어 섞어도 된다.

조미김도 없다면  후리가케 종류

아무거나 상관없다.


새송이 버섯은 좀 도톰하게 썰어서

팬에 기름없이 수분이 비칠 정도로만

 앞뒤로 구운뒤에

맛간장을 둘러 버섯에 간장이 배일 정도로 지져준다.

좀 짭조름하게 지져 주면 좋다.


먼저 만들어 놓은 밥위에

버섯 하나씩 올리고

 깨소금과 파를 뿌려준다.


바쁜 아침에 오가며 한개씩 먹는다.


이번 주는 식구들이 모두

 회사로 학교로 나가주어

오롯이 여유있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얼마만의 여유인가.


어느 작가님의 글에서 신조어를 알았다.

바로 < 마기꾼> .

어제 저녁 먹으며 딸들에게 말해주니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 말은 ‘ 마스크 사기꾼’ 의 줄임말인데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아주 핫한 단어라고 한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하자 마자

 모두 마스크를 쓰니

담임 얼굴도 모르다가 급식할때

담임이 잠시 마스크를 빼면

자신들이 상상하던 모습이 아닐때

마기꾼이라고 한댄다.

씁쓸한 일이다.


엊그제 양재천에 산책나갔다가

자지러지게 울고 있는 아이를 보았다.

손을 잡고 있는 아이아빠는

 당황해서 어쩔줄을 모르고

아이는 바닥에 뒹굴며 울고 있다.


지나 가다가 하도 딱해서 아이에게 다가갔는데

아이가 갑자기 나에게 폭 안기는거다.

아이에게 우는 이유를 조근조근 물어보니

아빠가 마스크를 똑바로 쓰지 않아서

 자기는 겁난댄다.


고개를 들어 아이 아빠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마스크를 코밑으로 내려서 쓰고 있었다.

아이 아빠의 하소연이 시작되었다.

아이가 집에서도 마스크를 하라고 난리쳐서 너무나 답답한데

밖에 나오니 숨을 쉴 수 있어서

잠시 코아래로 마스크를  내렸더니

저렇게 울고 자지러진댄다.

세상에….

마스크때문에 부자지간에 이게 무슨일인가….


아이들의 기억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던 시절은 서서히 사라지겠구나 싶으니

마음에 먹구름이 몰려왔다.

그리고 특별한 관계가 아닌 이상

 서로 얼굴도 모르고

이마와 눈으로만 사람을 구별할 수 있어야겠구나 싶으니 말이다..


얼마전에 독감 예방접종도 했다.

코로나 백신 두번에 독감까지…

 어쩜 내년에도 이래야 할지 모른다.

우리의 몸은 이제 원래 태어날때 부터 갖고 있던

몸이 아니고 온갖 백신으로 지켜지고 있는 몸이라는 생각에 서글프기까지 하다.

줄어들지 않는 확진자 숫자에 맥도 빠진다.


나도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게 마기꾼이 되었겠다 싶으니

기막힌 웃음을 참을수가 없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_2dty6i9Bu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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