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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새옹지마

트라이앵글 프레첼 샌드위치♡



트라이앵글 프레첼 샌드위치


트라이앵글 프레첼은

 매우 오묘한 질감의 빵이다.

스콘처럼 단단하지만 팍팍하지 않고

반을 갈라보면 패스츄리처럼 겹겹이.

맛은 프레첼맛.

크림치즈로 담백하게 먹다가 암튼 샌드위치로 처음 시도해본다.


마요네즈, 스윗 랠리쉬( 피클 다져 넣어도 됨), 핫소스, 디종 머스터드, 메이플시럽 조금 넣고

섞은 소스를 빵 자른 면에 조금 발라준다.

듬뿍바르면 나머지 재료맛을 보기 어렵다.

(때로는 간단한 재료를 샌드위치 속으로

할때는 듬뿍 바르기도 한다)

로메인 상추, 살코기햄 슬라이스,

얇게 져민 사과, 달걀 반숙 프라이,

 버섯조림을 얹는다.

버섯조림은 새송이 버섯과

브뤼쉘 스프라우트 (  방울 양배추) 를 올리브유에 볶다가 약간의 물을 부어 익힌후

발사믹 식초 듬뿍, 소금, 후추 넣고

센불에 졸여준다.


쌓고 보니 두껍다 두꺼워.

스틱을 꽂아 주었지만 그것은 폼이고

나이프로 잘라가면서

 요령껏 먹으라고 지시했다.


황당한 식구들 표정이 넘 웃겼으나

나는 웃지 않았다.

웃으면 지는거고

 지면 페이퍼에 다시 감아줘야하는

 귀찮음이 기다리고 있다.




따뜻한 아침이다.

폭풍이 몰아치다가 눈보라가 치다가

얼음이 얼다가 강렬한 햇빛으로

그 얼음이 녹는다.

그모습은 우리 모두의 젊은날이다.


 젊은날을 떠올리면

 끔찍했던 기억 있다.

스토커에게 시달린 적이 있다.

26살 여름쯤이였다.

섬뜩한 기억이다.


회사 동기들과 저녁 먹고

지하철 역으로 향하는데

누군가 내 뒤를 따라왔다.

나서 편의점으로 숨었다가

다시  나왔는데 누군가 내 팔을 잡았다.

소리지르면서 고개를 돌리니

어떤 남자가 신문을 말아쥐고 웃는다.


내가 그날 어느식당엘 가고

남자 동기들이 몇명이었는지

 노래방에서 내가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줄줄이  이야기했다.

유네스코 회관앞에서 동기를 만났는데

거기서 나를 봤으며 다짜고짜

 내가 자기 이상형이랜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어서

 악악 소리지르며 지하철을 탔다.


괴로움은 다음날부터 시작됬다.

사흘에 한번씩 회사앞에서 숨어있다가

 나를 쫒아왔고 그렇게 몇달이 흘렀을때

대체 당신은 누구냐고 물어보니

**경제 신문사 편집부 ***이라 했다.

 대학교에서 아랍어를 전공했다고 한다.  

당시 공무원이셨던 아버지가

아는분을 통해 그 대학과 신문사로 확인하니

 그 사람이 맞긴 맞았다.

***장군의 아들이고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모친과 둘이산다고 했다.

나보다 7살이 많았는데 그렇게 1년을

따라다니면서 한 말은 오로지 한가지.

이상형이니 결혼해달라는 것 그리고

모든 준비는 다 되있으니 몸만 오라는것.


그런데 나는 너무 싫었다. 끔찍했다.

결국 경찰서에 신고했고 그 사람은

나에게 진심으로 나의 행복을 빈다면서

소름끼치는 미소를 보였다.


그때 나는 너무 지쳐서 결혼이고 뭐고

생각이 없을때 시아버지를 만났고

당신의 아들을 한번만 만나달라 하셔서 부모님과 함께 조선호텔 커피숍에 갔는데...

이것이 인연이 되어  5개월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


어느날 만삭의 몸으로 지하철 타고

퇴근하던중 내 앞자리에서

누군가 보고 있는듯 해서 고개를 드니

바로 그 사람이었다.

무서워서 중간에 내렸는데

다음날 회사로 전화가 왔다.

" 그 사이 결혼했나봐요. 결혼은 해도

친구처럼 가끔 볼 수 없을까요?"

이런 미친...  그때는 내가 무서울게 없었다.

또다시 경찰서에 신고하고

그 후론 그런일이 없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끔찍하고 소름이다.  트라우마도 생겨서 어두운 거리가 무섭고

 10시 넘으면 수퍼도  못간다.

또 우리 딸들도 밤에 되도록이면 못다니게 한다. 그래서 유난스럽게 라이드를 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끔찍했던 기억이고

확 지우고픈데 문득 떠오르면  참 싫다.

오로지 누군가에게 쫒겨 도망만 다녔던

시간들.

지금 생각해도 숨이 차다.


한편으로는 그런 사람이 있어서

지금의 남편을 만날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어

가끔 가슴을 쓸어내린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qhV3mCDUF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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