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Feb 9. 2022
깻잎전
깻잎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둔다.
두부 한 모는 어제 저녁에 채반에 그릇으로
눌러 물기를 빼두었다.
두부, 다진 소고기, 계란, 소금, 후추, 맛술 넣고 반죽을 치댄다.
찰지게 반죽이 되면 깻잎에 만두처럼 넣고 납작하게 반을 접어준다.
( 남은 고기반죽은 냉동시켰다가 동그랑땡처럼 부쳐먹기도 한다.)
소를 넣은 깻잎에 밀가루와 계란물을 입혀서 구워준다.
두부가 들어갔으니
밥없이 한 끼 먹어도 든든하다.
두부처럼 담백하고 솔직한 책 한 권을 소개한다.
< 읽고 싶은 이어령 / 이어령 > 이다.
미사여구 없으며 눈에 밟히는 구절이 딱히 있었던 건 아니다.
그런데 신기하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때까지만 해도
기억나는게 없을 줄 알았는데
설거지하다가 또는 청소하다가, 길을 걷다가
톡톡 기억이 나는 것이다.
마치 카라카라 오렌지를 껍질까고
입에 넣었을때
과육이 터져나오듯.
이어령씨의 글이 그렇다.
이 책은 “ 고맙다, 인호야.” 로 시작이 된다.
최인호씨가 생전에 이어령씨에게 새 글을 쓰면
책을 내자고 권유하였고
그것을 계기로 에세이집을 출판한 것이다.
몇 년전에 읽고 다시 읽어 보았다.
이런 구절이 있다.
< 씨앗은 당장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아무리 배고파도농부는 씨앗을 먹지 않는다. 씨앗은 간직하는 것이고
내일을 위해 뿌리는 것이다.
눈앞에 있는 것을 거두어 들이려고
낫부터 가는 사람은 씨를 보존하거나 그걸
뿌리는 자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어령씨는 민족과 문화는 씨앗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며칠동안 계속 중국이 한복을 중국의 전통의상이라고 우기고 있는 기사를 접했는데 그건 씨앗도둑과 다름이 없다.
지금부터 만들어진 것들이
다 자기나라의 역사가 될 거라고 우긴다면 ,
그 유명한 중식 셰프 이연복의 눈꽃 탕수육도
지금부터는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이라고
우겨도 상관없는거 아닌가…
내가 생각하는 씨앗은 노력과 성실함이다.
당장의 결과를 알 수 없더라도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속적으로 저장되어야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덕목이랄까.
아니, 사람마다 각각의 씨앗이 있겠지.
그리고 그 씨앗은 각자의 자존심이 될 것이다.
나를 올바로 세우기 위한 작업을 위해
심고 물주고 발아시키는 일에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누구를 위해서 적선하듯 사는 삶이 아닌
내가 진정한 주체가 되어
올 한 해도 씨앗을 품어 보리라.
오늘도 굿모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