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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꼴라는 루꼴라의 삶이 있었다

딸기피자와 달걀 토마토 볶음♡

딸기피자


통밀 또띠아에 토마토 퓨레 바르고,

살라미 햄, 양송이 버섯 듬뿍 , 모짜렐라 치즈 ,

블랙 올리브 얹어 오븐에 구워낸 후

싱싱한 루꼴라와 딸기 얹어준다.

마지막으로 파르마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눈꽃처럼 갈아준다.



달걀 토마토 볶음


달걀 4개에 우유를 조금 넣어 섞어둔다.


토마토, 파프리카, 양파를 다져서 올리브유에

소금, 후추 조금씩 뿌려 볶다가

 팬의 가장자리로 밀어둔다.

가운데 달걀을붓고 조금씩 익어가면

젓가락으로 가끔씩 휘이 저어준다.

( 너무 자주 휘저으면

 달걀이 모두 부서져서 지저분해진다.)


불끄고 루꼴라를 넣고 한번만 뒤적여준다.



수확하는 기쁨을 누려보는 중이다.


우리집은 거실 베란다를 확장을 해서

식물을 기르기가 쉽지않다.

몇 번 시도했지만 잘 자라지 않았다.

식물이 자라는데는 물과 햇빛 외에

 바람이 매우 중요한데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아예 창문을 열지 않으니 바람이 통하기 어렵다.


그런데 두어달 전에

큰아이가 화분에 루꼴라  씨앗을 심었다.

처음엔 작은 달걀상자안에 심고

눈물만큼씩 스포이드로 몇 방울씩

매일 물을 주기를 한 달.


어느날 드디어 발아가 되어

뾰족이 고개를 내밀었다.

그 날, 다이소로 달려가 흙과 화분을 사와서

띄엄 띄엄 옮겨 심어주었다.

그러고서 또 한 달 지나니....

어느날 아침 , 흐드러지게 드러누운

 루꼴라를 발견했다.


첫 번째 거둔것은 딸기 피자를 만들어 먹고

두 번째 거둔 것으로

 오늘아침에 달걀볶음을 만들었다.

이 작은 화분에서 두 번이나 수확을 한 셈이다.

자르고 난 자리에서 지금도 계속 자란다.


사실은 그동안 큰아이에게

적잖은 잔소리를 했었다.

아이는 심기만해놓고 출근을 하니

물을 주고 햇빛을 맞게 해주고

바람을 맞게 해주는건

나와 남편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아침엔 이 아이들 보살피는 

 일과가 되어 버렸다.


주말에 잠시 외출할때는

남편에게 꼭 물주라고 당부하고,

남편도 재택근무중에 점심때쯤

들여다 보며 어제보다 얼마나 자랐는지 살피고

창을 열어 바람을 맞게 해준다.

퇴근한 큰아이는 수시로 흙을 매만지며

힘없어 보이는 잎에 신경을 쓰며 주로 말로

"  잘 자라거라" 축복해준다.


이렇게 온 식구의 보살핌으로 잘 자라준

루꼴라를 처음 거두던 날에는 마음이 아팠다.

당연히 먹기 위해 기른건데

잘라 먹자니 손이 떨리는 묘한 경험을 했다.

그래서 그 후에는 한동안 잘라내지 않고

그냥 자라는걸 바라만 보았는데...


커질대로 커진 잎들은 옆으로 드러누워 버려서

옆에서 새로 올라오는 잎들을 이불처럼  덮어버리는 거다.

할 수없이 큰 잎들을 잘라내니

작은 잎들이 수월하게 쑥쑥 다시 자라고 있다.


잘라 먹을건가 그대로 둘건가

그것은 사람의 괜한 고민임을 알겠다.

루꼴라는 루꼴라의 삶이 있는 것이다.

잘 자라서 키워준 이가 거두어 주길 바라고

또다시 잎이 자라길 원하는 것이다.

이미 다 자란 큰 잎이

작은 잎들을 덮어 누르는 걸 원치 않는 것이다.

우리 삶 속에서

' 내 생각엔' 이란 마음으로 행했던 일들이

상대방을 힘들고 어렵게 한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 작은 화분에 심은 몇 개의 씨앗이 우리 식구들에게 주는 기쁨은 대단하다.

보살피는 마음과 거두는 기쁨을 준다.

내 아이를 키울때의 딱 그 마음이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0fOJ_DQ60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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