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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터널을 지나는 중

등갈비 김치찜♡



등갈비 김치찜

비도 오고 그래서 네 생각이 났어

생각이나서 그래서 그랬던거지


헤이즈의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비가 오고 그래서 김치찜이 생각난다.


뼈에 붙은 근막을 정리해서

살짝 데쳐 냉동시켜 둔

등갈비 몇 쪽 꺼내서 김치찜한다.


작년에 담근 김장김치들이 모두 묵은지가 됬다.

갈비양념한 등갈비를넣고 그 위에

배추 김치 한 포기와 총각김치를 얹어

 푸욱 끓여준다.

푹 익어서 살캉한 총각김치 한입 베어 무니

근심걱정 사라진다.




곰삭는다는게 이런거.

칼칼함은 사라지고 담백함마져 느껴지니

오래 오래 삭는다는건 그만큼  '깊어진다'는 뜻.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모두 20년 이상 된 사람들이고

30년 이상 오랜 만남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것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에게 ' 사교적' 이란

표현을 한다.

내가 좋아서 말걸고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그 첫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다행히도 오랜 시간을  내 곁에서

나와 함께 한다.

나는 내 주위를 이루는 사람들과

곰삭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그동안 한 두명의 사람이

나를 배신한 적도 있었지만

긴 인생에 한 두 명 쯤이야.


엄마의 기일이 다가오고

나는 어김없이 힘들게 봄을 앓고 있는 중이다.


엄마생각에 밥도 못 먹고

마음이 시름한 내게

오래 곰삭은 이들이 연락을 해온다.

아름다운 꽃을 보내준 분도 있다.

그들이 내 엄마의 기일을 기억하는건 아니지만

그냥 이맘때가 되면 내생각이 나는가 보다.

그래서 만나고 잠시 보고픔을 잊어 보기도 한다.


잠잠히 터널을 지나느라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며칠만 지나면 나는 내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좋아하는 비까지 내려주니

좀 오래 걸을 수 있겠다.


비가 오고 그래서
김치찜도 생각나고
엄마생각도 난다


https://youtu.be/dJW0pLaSd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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