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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

내가 품은 것은



6월 1일의 기록


청와대가 개방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첨되는게 어렵다는 소문을 들으니

더 도전하고 싶었다.

남편과 나는 각각 4명씩 신청했다. 둘 다 안되면 할 수 없고 혹시 둘 중 한 명이 되면 4명이 함께 갈 수 있으니까.

확률을 높이려고 휴일만 골라서 제일 첫 시간을

신청했는데....

결과는 남편과 내가 모두 당첨이 된  것이다.

그래서 한 장은 누군가에게 줄까 싶었는데

혹시라도 입장시 신분확인을 할까봐

그러지 못했다. 결국 한장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새벽에 투표하고 7시 30분도착.

경복궁에 주차하고 청와대를 향하여

푸른 하늘을 이고 걸었다.

초등학교때 청와대에 가서 표창장 받을 일이

있었는데 그 해에 국가에 어떤 일이 생겨서

교육청에 가서 받았다.

다음해에  동생이 또 어떤 상을 받았는데

동생은 청와대 영빈관에 초청이 되었었다.

샘이나서 나도 나중에 꼭 청와대에 갈 거라고

결심했었다.

점차 어른이 되면서 내가 영부인이 되기 전에는

그 곳에 들어갈 방법은 없다는걸 깨닫고

포기했었는데 어쨌거나 말이 씨가 되긴 했다.



청와대는 서울의 중심부이자 구도심인 경복궁 북쪽에 있다.

고려시대부터 궁궐로 사용했고, 조선시대에는

경복궁의 후원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고종5년에 문무가 융성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경무대라 칭했다.

일제 강점기때는 총독의 관저가 들어섰고,

해방후엔 미군정 사령관이 머물기도 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후 대통령 집무실겸

관저로 사용되고 1960년부터 청와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 청와대 본관)

                                    ( 관저)

                          ( 관저 거실 앞 )


청기와 15만장으로 이루어진 청와대는

 내가 상상했던것 보다 훨씬 넓고 아름다웠다.

특히 관저가 인상깊었는데 고즈넉한 한옥에

방마다 무겁게 달려있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매우 어색하였다.

관저로 올라가는 길은 그야말구중궁궐이었다.

높다란 성벽과 철통같은 경비를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

마당에 텃밭이 있었으나 저 텃밭에 상추를

직접 심은 대통령은 몇  분이나 될까 싶었다.

관저가 이렇게 넓고 클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의 마음은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대통령  혹은 영부인이라면 그 곳에서

결코 나오고 싶지 않은 욕심이 생겼을듯 하다.

나라를 위해 애쓰고 노심초사해야 하는대통령은  처음에 굳은 마음먹고 그 곳에 들어가

일하고 먹고 자는 동안 충분히 또다른 마음이

생길것 같았다.

이건 백악관이라고 다르진 않겠지.

                           ( 영빈관 내부)

                          ( 영빈관 외부)


74년만의 개방이라고는 하나 조선시대 500년까지 합친다면 거의 600년가까이

외부와 단절된 그 곳.

국민들에게  청와대는 금장 무궁화가 새겨진

굳게 다힌 철대문과 차가 그 앞을 지날때

검문검색을 받아야하는 불편함 그 외에

어떤 의미가 있었던 걸까.

상춘재


항상 봄이 머무는 집이란 뜻이다.

비공식 회의나 주요 외빈을 접객하는 곳이다


춘추관

청와대 내의 프레스 센터이다.

기자대기실이 있고 담화발표하는 장소이다.


대통령 집무실

그동안의  역대 대통령들의 한숨과 고뇌가

느껴진다. 


충무실

임명장 수여와  대규모 외빈을 접객하는곳이며

연회장으로 이용된다.


무궁화실

영부인의 집무실이다.

역대 영부인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온화한 분위기의 집무실이다.


문고리와 콘센트도 금장이었는데

섬세한 조각이 매우 아름다웠다.


유독 내 눈에 들어온건 반짝이는 샹들리에였다.

모양이 모두 달랐고 샹들리에만 봐도 하루가

다 갈듯 했다.

9시쯤되니 햇빛이 쨍하고 너무 더웠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들 표정에서 짜증은 읽지

못했고 모두가 줄도 잘 서고, 내부 들어갈때는

마스크도 어김없이 하는등 큰 문제가 없었다.

이게 바로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 것이다.


얼마전까지는 외부만 공개했는데

운좋게도 내부까지 둘러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언젠간 상시개방된다고는 하지만

당첨,  추첨 되었다는 기쁨을 맛보고자

신청했었다

내년에 환갑과 은퇴를 앞 둔 남편에겐 선물이

되었고, 나에겐 어릴적 꿈을 이룬 날이 되었다.

그리고 시간 맞추기 정말  어려운 네식구가

모처럼 완전체가 되어 기쁜 날이었다.


청와대가 국민품으로 돌아왔다.

기념으로 나는,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수십년을 일해 온 남편을 품기로 했다.

조금 더 양보하고 토닥이면서.^^


https://youtu.be/cv_Lj1kNy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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