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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내 시점- 모든게 짝이 있다

케일쌈밥 ♡



케일 쌈밥


케일의 줄기부분을

 연육해머( 고기 다지는 망치)

로 살짝 두드려 힘을 빼고 깨끗이 씻은 후

그릇에 담는다.

연육해머가 없으면 줄기를 호박잎 줄기 까듯

까준다.


팔팔 끓는 물을 케일에 붓고 힘만 뺀 후 건져

채반에서 물기 빼고 살짝 짜준다.

(너무 힘줘서 짜면 케일이 엉망이 된다.)


된장, 고추장, 꿀, 참기름, 다진 견과류, 참깨,

다진 마늘, 다진 파를 섞어 쌈장을 만든다.


현미밥에 들기를 몆 방울 떨어뜨려 조물조물

뭉쳐서 케일 위에 얹어서 돌돌 감아준다.


쌈장대신 볶은 고기나 볶은 멸치, 참치등을

넣어도 좋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케일 쌈밥.




음식은 제 짝을 잘 만나야 더 맛있다.

바로 그릇이다.


그릇의 모양, 색, 디자인, 재질, 크기 ....

이 모든게 음식의 맛을 한층 더 살려준다.


가령 김치볶음밥을 만들어서 대접에 담아 먹는다면 그냥 간단히 한끼 해결하기 위한

음식이 된다.

그런데 넓은 접시에 담고 달걀 프라이 하나 얹어

깨소금을 뿌리면 근사한 분식집 메뉴가 된다.

접시덕에 김치볶음밥이 신분상승하는 순간이다.


어린시절을 떠올려 보면

엄마는 고구마 하나, 사과 한쪽도

그냥 주시는 일이 없었다.

예쁘게 잘라서 파이렉스나 뽀얀 코렐접시에

담아 주셨다.


어느날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놀랐던 적이 있다.

식탁에 반찬통이 10개도 넘게 있었다.

친구는 함께 밥을 먹자면서 그 10개의 반찬통을

열어 주었는데 그 손놀림이 범상찮았다.

나는 그런 모습을 처음 보았던 터라 신기했었다

엄마는 늘 먹을만큼만 덜어내어 작은 찬기에

가지런히 담아주셨기때문이다.


나도 엄마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설거지 거리가 많이 생겨서 세제와 물이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원플레이팅을 지향한다.

특별한 날이나 생일을 제외하고는

한 접시에 예쁘게 담아 먹기를 좋아한다.


막내딸이 산업디자인과 리빙디자인을  

함께 전공하고 있다.

그중에서 리빙디자인은 참 매력적인 공부이다.

도예, 메탈, 텍스타일, 서피스 디자인을 모두

공부해서 매학기 아름다운 그릇들과 가구를

작품으로 만들어 내게 선사한다.

늘 나에게 어떤 모양과 색을 원하냐고

 물어봐 준다.

때문에 아이는 1년 내내 과제하느라 밥먹듯이

밤을 새고 있어서 안타깝지만

완성된 작품을 보면 공부시키는 보람이 크다.

힘들어도 본인이 정말 행복해 하는 공부를

뒷바라지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가지런히 젓가락을 올려주니

별 것 아닌 케일 쌈밥도 빛이 나는 아침이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ToU86ZY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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