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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고드름이 생겼다

돌솥비빔밥♡


돌솥비빔밥


냉장고 정리하는 날!


시래기된장볶음, 각종 버섯볶음,무생채, 숙주나물, 취나물 볶음 을 탈탈털어서 돌솥비빔밥 만들었다.


뚝배기에 들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달구다가

현미밥과 나물들을 가지런히 올리고달걀프라이

얹고 타다닥소리가 제법 나고 밥이 누룽지처럼

바닥에서 구워졌다싶을때 불을 끈다.

양념장으로 쓱쓱 비벼서 속을 채운다.

(양념장은 고추장, 고춧가루 조금, 매실청, 들깨가루 조금 또는 견과류 가루 넣고 미리 섞어둔다.)




새벽에 창을 열었다가 얼른 닫았다.

날씨가 갑자기 많이 추워졌다.


나라에 슬픈 일이 있어서일까.

영하도 아닌 이 날씨가 더 많이 춥게 느껴진다.


난 그날 딸들과 시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더랬다.  

그리고 저녁에 집으로 오는 3호선 지하철 안이 사람들로 꽉 차서 몇 대를 그냥 보내고 한참 지나서 탔다.

약수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렸다.

대부분 분장한 젊은이였고 약수에서 이태원방향으로 환승하느라 내린것이다.

그리고 얼마후 상상할 수 없는 뉴스를 접했다.

내 아이, 내 부모, 내 형제가 겪을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각자 맡은 자리에서 대충 혹은

설마라는 생각은 못할것이다.


삼풍백화점 무너질때 나는 6개월된 큰아이를

안고 백화점쪽으로 건너던 중이었다.

갑자기 굉음이 들렸고 뿌연 안개가 시야를

가렸다. 본능적으로 아이를 껴안고

 바닥에 엎드렸다.

그 다음은 무슨 정신으로 집에 왔는지

 기억이 삭제된 상태다.

그 순간을 기억하기 싫은데

아직도 생생히 꿈을 꿀 때가 있다.

먼지를 뒤집어 쓰고 발목이 꺾였다.

그 후유증으로

나의 오른쪽 발목은 계속 탈이 난다.

6개월이었던 큰아이도 약간의 큰소리만 나도

깜짝 놀란다.

트라우마는 이렇게 무섭다는 걸 나는 안다.


어제 창을 여는데 멀리 이웃동네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곧바로 119에 신고하고 금방 소방차소리가

나고서야 마음이 진정되었다.

그런데 나중에 아파트 단톡방을 보니

연기가 보인다는 이야기들만 하고 있지

누구하나 신고하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는 모두 이웃을 살펴야 한다.

주위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한다.


이번에 우리 막내도 그 장소에 갈 뻔했었다.

그런데 생일이라고 식구들과 함께 있어서

가지 않았던 거다.

아이 학교 학생도 사고를 당했다.

새끼를 잃은 부모심정이 어떨까를 생각하니

가슴이 무너진다.


맑고 높은 하늘을 보니 더 더 착찹하다.

마음에 이른 고드름이 생겼다.


https://youtu.be/pRLf_bBa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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