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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파 불고기♡



파 불고기


얇게 썰은 소고기 불고기감을 양념장에 재운다.


양념장은  맛간장 ( 만들어 놓은게 없으면 진간장 ) , 후추, 참기름, 강판에 갈은 양파즙,

사과주스나 사과즙 조금, 스테비아 또는 설탕, 매실액 조금 넣고 잠시 섞어 두었다가 사용한다.


굵은 대파는 가늘게 채썰어 많이 준비하여

찬물에 10분쯤 담갔다가 거져서 물기를 빼둔다.


달군팬에 양념된 불고기를 넣고

잠시 볶다가 치킨육수나 야채육수를

자작하게 붓고

파채를 듬뿍 얹고 뚜껑을 닫고

바글거리게 끓인다.

한소끔 끓으면 뒤적여 주고 다시 뚜껑덮고 끓이다가 간을 본다.


파채에 불고기를 싸서 국물과 함께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수능날 아침이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몇  전에 수능이 끝났다.

더이상 나는 수능도시락을 싸지 않아도 된다.


그때는 수능 며칠전부터

소화가 잘 될만한 것들로

이것 저것 만들어 도시락싸기를

시뮬레이션 해 봤었다.

그런데 며칠간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두 아이가 모두 원하는 도시락은

불고기 김치볶음밥이었다.

불고기 양념한 고기를 달달 볶다가

김치를 더하여 참기름에 볶고 밥을 섞는 것이다.

보온도시락에 이 김치볶음밥과 계란국을 넣고

보온병에 따끈한 물을 담고 귤 하나 가져 갔었다.

본인들이 싸달라는거 가져갔어도

시험끝나고 열어보니 반 밖에 먹지 않아서 속상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

감옥같은 시험장에 갇힌 아이들이

산해진미가 있다한들 그게 소화가 될까 싶다.




오늘은 조카가 수능을 치루는 날이다.

4년 전에 하늘나라에 간

내 남동생의 아들이 수능을 본다.


조카가 어릴적부터 똑똑했었다.

특히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고 잘해서

동생은 우리집안에 이과생이 탄생하게 됬다고 좋아했었다.

그리고 조카의 교육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었다.


그랬던 동생이 떠나고

조카와 올케는 무기력함에 빠져있었다.

남편과 아빠를 잃은 그 슬픔은

내가 동생을 잃었다는 슬픔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픔이었을거다.

그러나 올케는 기특하게도

얼른 감정을 추스리는듯 했고

자신의 일들도 잘 해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조카는 늘 궁금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들은

그저 조금만 더 힘내자, 잘 하고 있다….

이게 전부였고

남자아이다 보니 내가 어떤 부분을 도와줄지 몰랐었다.


조카는 제 아빠가 있을때보다

성적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중요한건 스스로 슬픔과 무기력함에서

빠져나오는게 중요해 보였다.

그래서 좀 더 두고 보고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했을테니

결과를 떠나서 많이 격려해 주고

칭찬해 주기로 했다.


오늘은 그 동생의 기일이기도 하다.

내 조카는 자신의 아빠가 떠난 기일에

수능이라는 커다란 관문을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도 아들의 교육에 열성이었던 동생이

오늘 수능을 치루며 외로움과 싸우고 있을  조카와 함께하고 있을거라고 믿어본다.


동생이 떠난 날 아침

동생이 좋아했던 파불고기를 만들면서

보고싶은 내동생을 추모하

시험장을 향하고 있을 조카를 응원했다.


춥지 않아서 다행이다.

눈물을 삼키는 목구멍이 뻐근해 온다.


https://youtu.be/ImlDHQkPf8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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