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좋은 시절이란 언제까지일까

오징어 덮밥♡



오징어 덮밥


싱싱한 오징어는 껍질 홀랑 벗겨내고

몸통 바깥쪽을 벌집처럼 칼집을 내서

자른 후 물기를 싹 닦아둔다.


다진 마늘, 맛간장, 고춧가루, 고추장, 매실청을

미리 섞어 둔다.


애호박은 속씨를 제거 후 길쭉하게 썰고

양파, 대파, 양배추, 표고 등 집에 있는 채소들을 길쭉하게 썬다.


달군 불에 채소를 볶은 후 채반에 걸러

 물기를 분리해 두고

다시 달군 팬에 오징어만 지지직 볶아서

조금 전 채소처럼 물기를 분리한다.


채소와 오징어에서 생긴 물만 팬에 넣고

만들어둔 양념을 넣어 걸쭉 또는 졸이듯 볶다가 야채, 오징어를  넣고

버물버물하고 마지막에 올리고당으로

단맛을 보충한다.


질척하지 않고 적당히 비빌 수 있는 정도의

오징어 볶음이다.

따끈한 현미밥 위에 소복이 올린다.

채소들과 오징어의 식감이 모두 살아있다.




어제도 여느 때처럼 양재천을 걷다가

친한 언니의 전화를 받았다.


그 언니는 고등학교 졸업 후  H기업 비서로

일하면서 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서른이 넘은 나이에 당당히 학력고사 치른 후,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가 하고 싶어

한참 늦은 나이에 대학엘 들어왔다.

그 시절 언니 따라다니며 덩달아

 열심히 공부했었다.


그 언니는 졸업 후 고등학교 교사가 됐는데

30년 가까이 교직생활을 이어 오다가

드디어 정년퇴직을 했다는 소식이었다.


처음 한 달은 잠도 많이 자고 너무 좋았는데

그 후엔 몸이 여기저기 너무나 아프단다.

병원 가도 이상이 없는데...


어느 날 찾아왔을  허전함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토닥여 주었다.

코로나만 아니면 벌써 함께 여행이라도

갔을 것이다.


어느 소설가가 그랬다.

젊음이 특별히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듯

나이 듦 또한 잘못한 게 있어서 받은

벌이 아니라고.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일찌감치 생각해 왔다


누구나 노약자가 된다.

자신도 모르게 행동이 느려지고,

사고가 늦어지고,

판단이 늦어진다.

표정이 굳어가고 웃음이 사라진다.

슬픈 일이긴 하다.  


그러나 나는 무방비하게 나이 듦에

노출되기 되고 싶지  않다.

늦춰 볼 애를 써본다.


어렵지만 매일 웃고  좋은 생각하고

좋은 책을 읽고 많이 걷고....

그렇게 부지런해지려 노력해본다.


젊은 시절엔 자연스럽던 걸

이제는 노력을  해야  얻을 수 있다는 게

서글프지만 말이다.


그러다 보면 젊음 대신

 나에겐 '혜안' 이란 게 생기지 않을까.


'좋은 시절'은

다 지나간 게 아니고

지금 매 순간이 좋은 시절인 거다.


어젯밤엔 폭우가 내렸다.

창문에 구멍이 날듯

빗줄기가 거세게 내리쳤다.


젊었던 그 어느 날처럼.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mjxaa_Vu7 bU


매거진의 이전글 입꼬리에 다 보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