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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채널MyF 황준원 Oct 15. 2016

인공지능과 경쟁하라?

『미래행복론』 변화하는 미래사회, 개인은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

인공지능과 경쟁하라?     


인공지능의 위협     


앞으로 미래 일자리에서 가장 위협이 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한 일자리 자동화’ 일 것입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서 공개된 미래 고용보고서에서는 앞으로 5년 동안 인공지능의 의해 일자리가 500만 개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고, 2013년 옥스퍼드 대학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700가지의 직종을 분석한 결과 50%가 완전 자동화 가능한 업무라고 합니다. 게다가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2030년까지 약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과감한 예측을 내놓고도 있죠.


사라지는 직업들 (KBS 명견만리 강연 中)


실제로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들은 그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운전부터 시작해서 자산관리, 질병 진단, 외국어 번역, 회계, 게다가 인간의 창조적 영역이라고만 여겨졌던 예술에도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6년 ‘넥스트 램브란트’라는 프로젝트에서는 인공지능이 램브란트의 그림을 학습해서 마치 그가 그린 것과 같은 새로운 작품을 그리는 데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그 그림은 실제 그림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3D 프린터로 출력이 되어 더욱 실제 그림과 정교한 모습을 구현해내기도 했습니다.


넥스트 램브란트 프로젝트: https://www.youtube.com/watch?v=3VKHRPgIPh0

인공지능의 예술능력을 보여준 「넥스트 램브란트」 프로젝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공지능은 미래 인간의 ‘도우미’ 역할을 넘어서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위험요소’로까지 고려가 되고 있죠.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대신 새로운 일자리가 또 생겨날 것이라는 낙관론을 제시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0년 간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빅데이터 전문가와 같은 신종 직업이 생겨난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달은 좀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준비의 시간이 부족하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과거 공장기계가 사람의 육체노동을 대신한 것처럼 사람의 지적능력을 대신할 것임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계, 로봇,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들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해 가면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았던 단순 반복 업무들이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대체되게 됩니다. 


하지만 새롭게 생겨나는 직업이나 앞으로 유망한 데이터 과학자, 나노기술 전문가, 유전자 분석 전문가 등과 같은 직업은 수년간의 연구와 경험이 필요한 진입장벽이 높은 직업들이죠. 바로 이 부분이 문제가 됩니다. 즉 앞으로 10-20년 동안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여 인간의 일자리를 빠른 속도로 대체하겠지만, 사람들은 그 발전 속도에 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앞으로 은퇴자가 쏟아져 나올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경우, 60-70세의 나이에 바이오, 나노, 로봇 기술을 배우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 비교적 나이가 젊다 하더라도, 새로 직업을 구할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그러한 전문지식을 빠르게 배우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는 어렵겠죠.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이렇게 인공지능과 ‘경쟁’을 해야 할까요?          


이세돌 9단 Vs 구글 딥마인드사의 AlphaGo




인공지능과 경쟁하지 마라!  

   

미래의 행복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점은 우리는 앞으로 절대로 인공지능과 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길 수 없기 때문이죠. 


과거 MBC 무한도전의 초창기의 콘셉트는 정말 말도 안 되는 무‘모‘한 도전을 통해서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의 아이템들은 세차장 기계와 인간의 세차 대결, 목욕탕 배수구와 인간의 물 빼기 대결, 기차와 사람의 달리기 대결과 같은 말 그대로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인공지능과 경쟁을 한다는 것은 딱 그런 꼴입니다. 


인간 Vs 세차기계 (MBC 무한도전 中)



특히나 인공지능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계산, 데이터 분석, 단순 반복과 같은 능력은 절대로 인간이 이기기 힘든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1년 미국 유명 퀴즈쇼에서 IBM이 만든 인공지능 프로그램 ‘왓슨’과 역대 우승자 두 사람의 퀴즈쇼 대결이 있었는데, ‘왓슨’이 이 두 사람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2016년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사의 ‘알파고’의 대결에서도 예상과는 달리 알파고가 4:1로 승리를 거두었죠. 게다가 인공지능은 앞으로 더욱더 쌓이는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학습하며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잘 하는 분야와 인간의 대결이란 코미디쇼에서나 볼 만한 일이 될 것입니다.          


퀴즈쇼에서 인간을 이기고 우승한 IBM의 인공지능 Watson



대체할 수 없는 능력 기르기     


그렇다면 앞으로 인공지능의 시대에 우리가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할 일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능력을 길러 인공지능과의 대결을 계속 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대결을 피해만 다니는 것이 인공지능에게 인간이 패배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잘할 수 있는 일은 인공지능에게 맡겨놓고 우리는 다른 일을 개발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매일 반복해야 하는 지겨운 계산, 분석, 자료 조사와 같은 일거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만화가를 예로 들자면, 신참 만화가는 스토리 구성부터 배경까지 모든 것을 혼자 작업해야 하지만, 배테랑 작가는 문하생에게 배경과 채색과 같은 단순한 일들을 맡기고 본인은 스토리 구상과 소재 구상에 더욱 몰두할 수 있게 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우리는 문하생 같은 역할에 안주하려 하지 말고 문하생을 두고 창작을 하는 만화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앞으로 미래 유망 직종에 소프트웨어, 데이터 관련 직종이 많이 언급이 되는데, 반드시 그러한 직종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지 않는다는 법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직종이 계속 몇십 년간 안전할 것이란 보장도 없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러한 유망 직업만을 목표로 하는 것도 곤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떠한 업무던지 만약 그것이 기존의 직업이든, 새로운 SW 기반 직업이든 매뉴얼화가 가능하고 체계화가 가능해서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금방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이라면 인공지능에 의해, 그리고 로봇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글을 잘 쓰는 사람, 영상을 잘 편집하는 사람과 같이 예전부터 우리가 가지고 있었지만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 없는 능력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현재 스포츠 기사, 주식 기사를 작성하는 사례가 늘고, 영상을 자동으로 편집해주는 어플들도 있지만, 그것은 단순한 팩트와 사건들의 나열일 뿐이죠. 잘 쓴 글, 잘 만든 영상이라는 것은 단순한 팩트들의 나열이나 사건들의 나열이 아니라 그 사이사이의 관계, 단어의 선택, 영상들의 조합 등 엄청난 고민 끝에 만들어지는 복잡한 영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인공지능이 대체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죠. 다시 만화가를 예로 들자면, 인공지능이 내가 그린 그림에 채색을 하고 배경을 합성해 줄 수는 있지만 그 스토리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 없는 능력이란 대단한 능력, 박사학위까지 받아야 하는 전문 지식,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관리 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 없는 능력의 씨앗을 이미 가지고 있죠.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그 씨앗을 키워가는 일입니다.          



항상 경계하라     


안타깝게도 미래의 세상에서 현재에 안주한다는 것은 뒤처짐을 의미할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등의 기술이 ‘혁신’이란 구호로 인간의 일자리를 계속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기술은 우리 인간의 능력보다 더욱 뛰어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우리의 일에 있어서 경계를 늦출 수가 없죠. 항상 기술의 변화에 주시를 하며 나의 직무 능력을 대체할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러한 조짐이 보인다면, 대체될 수 있는 직무는 점차 그 비중을 줄이고 대체할 수 없는 직무 역량을 늘려가야 할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직업을 바꿔야 하는 경우도 생겨나겠죠.


예를 들어 약사라는 직업은 미래에 사라질 직업으로 많이 선정됩니다. 단순히 약을 조제해 주는 직무는 로봇이 훨씬 잘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미국 의과대학 5곳에서 로봇 약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35만 건의 약을 조제하는 동안 실수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참고기사: http://www.dailypharm.com/News/209564) 그렇기 때문에 약사는 단순히 약을 조제하는 직무에만 안주를 해서는 안 되며, 다른 직무 역량을 더욱 키워야 할 겁니다. 


예를 들어 고령화가 진행이 된 일본의 어느 약국의 경우 약사가 단순히 약을 처방해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의 식습관을 컨설팅해주고, 약국 안에 당이 적은 식빵이라든지 관련 식품을 함께 파는 방향으로 그 역할이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은행원, 텔레마케터 등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미 판단이 되고 있는 직군의 사람들은 자신의 직무 역량을 계속 다른 쪽으로 발전을 시켜 나가야 할 겁니다. 은행원은 단순 입금, 출금의 직무 능력은 점차 줄여나가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자산관리를 컨설팅해준다던지, 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한 경제교육을 실시한다던지 금융, 자산과 관련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줘야 할 것이며, 텔레마케터의 경우 아마존이 인수한 신발회사 ‘자포스’가 보여주듯, 단순히 매뉴얼에 따라 고객을 기계적으로 응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해줄 수 있는 최상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업무내용을 살짝 전환하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미국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


어찌 됐건 그 누구도 앞으로 인공지능의 시대에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겠죠.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는 우리가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그 발전 상황에 관심을 두지 않다가는 마치 여름철 계곡물이 갑작스러운 폭우에 급하게 불어나 사고가 일어나는 것처럼, 어느 순간 정신 차려보니 큰 위기의 상황을 맞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인공지능의 시대이자, 변화의 시대, 불확실성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항상 변화하는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 변화에 따라 나를 변화시킬 준비도 되어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에 적응하는 자가 바로 미래 시대에 살아남는 자가 될 것입니다.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이나 가장 똑똑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종들이다.

-찰스 다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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