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적는 모든 것들은
내 삶의 일부가 되고, 기록이 되고,
추억이 되어 하얀 바탕의 검은 글씨로.
그 기록을 들추는 날이면
마치 오래된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하듯
저 편의 기억이 영상처럼 머리를 스치고.
그렇게 너와의 하루를
그 날의 시간을 다시 돌려 보다보면
문득 맺히는 마음의 멍울 사이로.
그 땐 왜 그랬을까, 너는 왜 그랬을까
나는 이게 최선이었을까
끝나지 않는 물음이 꼬리를 물고.
머리 속을 정리할 요량으로
타자기 앞에 앉으면 정리할 것만
어찌나 많은지 끝없이 흘러나오도록.
그렇게 한 자를, 한 페이지를
한 챕터를 꾹꾹 눌러 적다보면
어느 새 한 권이 책이 되어 나타나고.
세상에 아이를 낳는 듯한 느낌으로
바라는 것은 없지만 무사히 나온다면
그걸로 되었다 바로 그 마음으로.
한 권이 팔리면 그저 신기하고
두 권이 팔리면 이게 무슨일인가 싶고
내 기록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구나 하고.
그렇게 생애 첫 인세를 손에 넣고 나서
자랑할 만한 금액도 아니지만
뭔가를 이룬 느낌에 가슴이 벅차오는
그 감정이 너무 좋아서 글을 쓰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