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권리에 대해 어느 정도 틀이 잡히고 일반 라이선스와 싱크 라이선스의 다름까지 이해하는 정도에 왔을 때. 그리고 방송사가 아닌 개인 또는 영세로 영상물 제작에 음악을 사용하고자 할 때,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물어봤을 법한 질문이 있다. 내가 내 영상물에 사용하고자 하는 이 음악,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만드는 영상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면? 겨우 10초 이내로 사용했을 뿐이라면? 어디까지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이고, 어디까지가 라이선스 허가를 받아 비용을 지불하고 나서 사용할 수 있는 범위일까?
이런 질문을 가지고 오는 이들은 방송사업자, 제작사를 넘어서 영화제에 출품을 목표로 하고 있거나, 혹은 학교 졸업전시로 내고자 하는 작품의 일부로 사용하고자 하는 개인 혹은 단체가 대부분이다. 혹여는 개인이 아닌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사용하고자 하는 부분이 본인의 기준에서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여기거나, 더 나아가서는 음악을 홍보해 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니냐며 그냥 쓰게 해달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알아둬야 하는 점은, 타인의 저작물을 사용함에 있어 그 용도가 영리를 추구하는지, 사용 길이가 긴지 짧은지는 그 저작물을 무료로 쓸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용자의 필요에 의해서, 사용자가 타인의 창작물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이며 모든 창작물은 창작자 본인을 제외하고 타인의 사용에 있어서 그 쓰임새로부터 정당한 대가를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 취미가 사진 촬영이다. 내게 이미 카메라 기계가 있다는 전제 하에 내게 필요한 것은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저장매체인 SD카드이며, 필름 카메라의 경우 필름 롤이다. 일상적으로 나의 취미는 영리적인 목적을 추구하지 않으며 비영리이지만, 나의 필요에 의해 SD카드 혹은 필름 롤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구매하러 가는 것에 별 이상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렇게 구매한 저장매체를 통해 카메라의 기능은 완성이 되고, 나는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사진촬영을 하고 그 결과물을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우리는 SD카드나 필름 롤이 필요하다고 해서 SD카드 제조사나 필름 제조업자에게 "내가 촬영할 사진은 개인 소장용이며 돈을 벌 목적이 아니고, 특히나 내가 사용함으로 인해서 단 얼마라도 더 이 제품을 알릴 수 있는 홍보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저장매체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게 해 달라"라고 선 요구하지 않는 점을 상기해 보자.
위 문단을 자연스럽게 읽어 내려갔는가? 다시 한번 읽어보자. 요약하자면, 사진 촬영을 희망할 시 필요한 저장매체를 구매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그렇게 구매한 일부가 기능을 완성하여 나는 비로소 사진 촬영 후 결과물을 마주할 수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필요한 것을 구매하여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함에 이상함을 느끼지 않는다. 이것은 영상물과 음원 라이선스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논리이다. 자신의 필요로 인하여 선택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창작물은, 유형의 소모품과 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무엇이라고 해서 우리가 공기를 호흡하듯이 자연스럽게 별도의 대가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사실 필요시에는 의료 목적 등으로 인해 산소마저 돈을 내고 사용하고 생수도 사 먹는 시대가 되었지만.)
따라서 아래의 사유는 라이선스를 신청하지 않아도 되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
음원 사용 길이 여부
음원 사용 빈도수
영상의 영리 여부
영상을 완성하기 위해서 타인의 창작물인 음원을 가져다 사용했는데, 음원 사용 길이 여부가 비용의 지불에 있어 그 기준이 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이들이 많았다. 혹 어떤 사람은 5초 이내로 썼는데 돈을 내야 하느냐부터 시작해서, 라이선스 비용 지불 의사가 있더라도 내가 1분 쓰는 것과 30초 쓰는 것, 혹은 15초를 쓰는 것에 대한 비용차이가 있느냐고 묻는 이들까지 문의는 다양했다. 후자의 경우, 1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권장 비용을 들었을 때 30초로 줄인다면 권장비용도 그 반으로 줄지 않을까 생각해서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를 들어 1분을 사용하는데 100만 원의 비용 권장을 받았다고 해서 30초를 사용하니까 50만 원만 내겠다는 접근은 잘못된 것이다. 왜요?라고 되물어 올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모나미 펜을 흥정하시는 게 아니잖아요". 다시 말하자면 유형의 정가가 매겨진 상품과 동일하게 지적재산권의 가치를 다룰 수 없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으로 다뤄지는 많은 질문들 중 하나는 음원 사용의 빈도 수다. 한 번, 그리고 조금밖에 사용하지 않았으니 괜찮지 않느냐는 접근이었다. 앞서 카메라 필름 롤의 예시를 들었지만 이번에는 이런 질문이 다루고 있는 일회용성 사용 여부에 대해서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우리는 선물을 포장할 때 포장지 소재를 사용한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나무를 벗겨서 종이를 공정하는 과정 등을 거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해당 포장지를 구매하러 간다. (집에 있어서 그냥 쓰는 잔여 포장지의 경우에도 일전에는 구매를 했던 것의 일부라는 것을 기억하자.) 그러나 우리는 포장지를 구매할 때, "아니 내가 물건을 포장하려고 딱 한 번만 사용하고 말 건데 이 포장지 값 받으실 거예요??"라고 하지 않는다. 음원도 마찬가지다. 영상에 음원이 더해지는 이유는, 영상의 특정 부분을 음원으로 포장함으로 인해서 영상미를 배가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물건을 살 때 그 물건이 예쁘게 보이게 포장하려고 사는 포장지를 구매하듯, 음원 또한 정당한 구매가 일반적인 것이다.
영상의 영리 여부를 기준으로 두고 문의할 때 가장 많이 오는 질문의 의도는 "나는 이 음원이 쓰일 영상을 영리화할 생각이 없는데 내가 사용하고자 하는 음악에도 돈을 내야 하느냐"이다. 결론은 그렇다이고, 이에 대한 설명을 또 다른 예시로 들자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소프트웨어 구매로 비유할 수 있다. 보통 컴퓨터 사용에 필수적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프로그램들은 지금은 구독제로 돌아가지면 10년 전 정도까지만 해도 한번 구매하면 평생 소장이 가능한 구매제였다. 구매 옵션에 들어가 보면 학생 / 개인 / 기업별로 구매 정가가 나눠져 있었고, 학생이나 개인의 경우에는 비영리 용도로 구매할 수도 있었다. 쟁점은 비영리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구매를 해야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다른 점은 학생이냐 개인이냐 기업이냐에 따라서 구매 정가가 다르다는 부분이었고 대부분은 학생 < 개인 < 기업 순으로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음원을 사용하는 데에는 거의 모든 경우에 있어 비용 지불을 해야 하고, 영상물의 경우 고려해야 하는 영상 종류의 범위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다: 영화, 드라마, 방송 (예능), 광고, 바이럴 영상. 그러나 이에 국한하지 않고 음악을 배경음으로 활용하는 기타 모든 영상에 대해서도 해당 부분이 적용될 수 있다는 부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비용에 대한 걱정 없이 음원을 쓸 수는 정말 없는 것일까?
매체 간의 계약에 따라서 개인 혹은 단체가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는 범위는 크게는 두 갈래가 있다. 한 가지는 앞서 말한 방송보상금 제도로 방송사에서 송출되는 영상제작물에 한하여 적용되는 부분으로 소비자의 능동적인 선택이 결여된 일방향송신 영상물이고, 나머지 하나는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영상물 내에 음원이 들어갔을 경우이다. 다만 유튜브의 경우 무조건 어느 상황에서나 그 부분이 용인되는 것은 아닌데, 우선 1차적으로는 개인이 음원이 담긴 영상물을 업로드했을 때에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로 인식되어 업로드에 우선 차질이 없을 수 있다. 상세한 부분은 이후 자세히 다루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