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하고픈 일을 하세요.”

황석영, 『철도원 삼대』

by 아구 aGu


600페이지 넘는 장편소설. 황석영이 아니었다면 읽다가 덮었으려나. 처음으로 좋아한 작가. 어쩌면 김영하 작가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 책을 안 보던 시절에도 그의 대하소설 ‘장길산’ 만큼은 여러번 돌려봤다. 여전히 내 폰에는 ‘무릎팍 도사’에서 그가 한 말이 저장되어 있다.


“하고 싶지 않을 일을 때려치운다고 해서 너를 비난하는 어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다. 그들은 네가 다른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될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기도 하다.” - 황석영, 『개밥바라기별』


인생의 좌우명처럼 새겨 놓고 살고 싶었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고민이 깊어질 때마다, 죽음이 떠오를 때마다 저 문장을 되뇌었다. 당장은 실천할 수 없더라도,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며 살고 싶었다. 그게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니까.

삼대에 걸친 산업노동자 이야기를 통해 한국 노동자들의 삶의 뿌리를 들춰 보는 철도원 삼대. 세상은 느리게 아주 천천히 변화해가지만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으며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한다. 아니, 내가 수집하고 싶은 문장이라 눈에 띄었는지도 모르겠다.


"죽고 사는 일이 그렇게 별다를 것이 없지요. 그러니 하고픈 일을 하세요." - 황석영, 『철도원 삼대』


어제와 다를 거 없는 오늘. 멀리 떠나가도 달라지는 것이 없는 일상. 인생이란, 삶이란 별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어느날은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는 생각을 한다. 시간은 덧없이 흐르고 마음은 언제나 모자라다. 그렇기 때문에 그 헛헛한 마음을 좋아하는 것을 통해 가득가득 채우는지 모르겠다.

글을 적음으로 요즘 제법 행복을 느낀다. 일상에서 하고픈 일을 하며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실감해본다. 죽고 사는 일이 그렇게 별다를 것이 없다면, 하고픈 일을 하시길. 그것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아주 사소하더라도. 일상에서 좋아하는 것들에 마음껏 마음을 주며.


철도원 삼대 (황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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