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by 아구 aGu


책을 보고 영상을 찾아봤다. ‘굳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일상에서 귀찮더라도 한 발 내딛어보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새로운 생각을 던져준다. 북토크에 가면 이런 기분이려나? 벌거벗은 저자의 마음을, 문장을, 인생을 함께 공유해버리는. 재밌었다. 시인의 삶과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시인 박준. 출간한 세 권의 책 모두 제목이 길고 독특하다. [...] 괜히 느낌 있다. 괜히 시인이 아니다. 괜히 편집자가 아니다. 괜히 DJ가 아니다.


책 내용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제목이 좋은 제목이라 말하는 그. 내 인생을,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제목은 무엇일까. 그의 책을 따라 하자면, ‘읽고, 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정도가 요즘 어울리지 않을까. 올해는 부지런히 읽고, 쓰고, 듣고, 보고 있으니.


영상에서 그는 말한다. “좋은 작품, 좋은 책을 읽어도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내 주변을 보는 눈들이 조금씩 달라진다. 태가 나지 않지만, 속은 가장 큰 변화를 겪는다.” 비슷한 생각이다. 책을 꾸준히 보기 전과 지금은 관심이, 시선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 스스로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 생각했었는데, 읽고 쓰기를 통해 나와 상대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 여전히 고집과 선입견이 있더라도 다양한 생각과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일상에서 생각하는 힘과 살아가는 힘도 얻었다.


어떤 글은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아도 쓰이는 일만으로 저마다의 능력과 힘을 가지는 것이라 믿는다. 마치 마음속 소원처럼. 혹은 이를 악물고 하는 다짐처럼. -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마음 속 소원처럼 혹은 이를 악물고 하는 다짐처럼’ 읽히지 않는 글일지라도 아직은 읽고 쓰는 일보다 재밌는 일, 가치 있는 일을 찾지 못했다. 씀으로 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 생각을 나눔으로 관계할 수 있었다. ‘울음에 대하여, ‘편지’, ‘귓가에 맴도는 말’에 대해서도 쓰고 싶다. 그래도 오늘은 여기까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 번에 쏟고 싶지 않다. 침묵과 생략이 때로는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니까. 그저 나에게서 출발해 너에게로 스며들고 싶다. 자주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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