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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상적인튀김요리 Oct 07. 2021

꿈 대신 치즈, 치즈 대신 꿈

여덟 번째 책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깔끔하게 꽂는 책꽂이>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작품을 선생님의 관점에서 읽고 소개합니다. 주변에 책이 재미없다는 이유로, 지루하다는 이유로 혹은 길거나 어렵다는 이유로 멀리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책을 권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공감하며 천천히 그리고 끝까지 읽어보세요. 그러면 아이들은 분명, 그다음의 책을 스스로 찾아 나설 겁니다.



암벽등반을 처음 배울 때가 생각납니다. 근력이나 근지구력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시작하기를 두려워했었습니다. 창피할까 봐 잘하지 못할까 봐 말이죠. 암벽등반을 배우는 게 별 것도 아닌데, 꽤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사람은 이토록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하물며, 삶의 경로를 바꾸어야 하는 경우 더욱 그렇죠. 사람은 본능적으로 실패를 두려워하고 변화를 어려워합니다. 그리고 찾아오는 변화에도 대응하지 못하거나 외면하고 거절합니다.


오늘 소개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이러한 우리들의 모습을 우화로 표현한 책입니다. 이 책에는 스니프, 스커리, 헴 그리고 허가 등장합니다. 넷은 치즈를 찾아 미로 속을 찾아다닙니다. 치즈는 그들에게 먹이이자, 일종의 미래이고 꿈입니다. 결국 넷은 치즈창고 C를 발견하죠. 꽤 많은 치즈가 놓여 있었고 넷은 성취감에 행복해합니다.


하지만 치즈창고를 찾은 뒤의 행동이 달랐습니다. 스니프와 스커리는 치즈창고를 의심하고 변화를 파악해나갔습니다. 반면, 헴과 허는 달랐습니다. 헴과 허는 치즈를 찾아냈다는 생각에 취해버리죠. 변화도 찾아내지 못하고 의심하지도 않습니다. 치즈창고의 치즈들은 조금씩 줄고 있는데 말입니다.


치즈가 없어진 치즈창고를 본 스니프와 스커리는 당황하지 않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 미련 없이 떠납니다. 반면, 헴과 허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다며 화를 내죠. 그리고 섣불리 새로운 치즈를 찾아 떠나지 못합니다. 그들이 갈팡질팡하는 사이 스니프와 스커리는 끊임없이 도전해 치즈창고 N을 찾아냅니다.


"운동복과 신발을 어디에 두었지?" C창고에서 만끽한 안락에 취해,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던 그들은 운동화마저 어디에 두었는지조차 잊어버렸다.


헴과 허는 텅 빈 창고에서 다시 치즈를 찾아 미로로 떠날지 고민합니다. 둘 모두 새 치즈를 찾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헴은 결국 도전을 포기하고 허는 헴을 뒤로한 채 무거운 발걸음을 뗍니다. 허는 다시 시작한 도전에서 두려움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희망이 생기고 기쁨과 설렘을 느끼기도 합니다.


허는 반갑게 인사를 마치고 그가 좋아하는 치즈를 조금씩 맛보았다. 상상이 현실로 바뀌었음을 확인하고는 운동복과 신발을 벗어서 찾기 쉬운 곳에 두었다.


허는 결국 스니프와 스커리가 있는 치즈창고 N에 도착합니다. 그러면서도 운동복과 신발을 잘 보이는 곳에 두죠. 허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치즈창고 N도 새로운 변화와 도전의 시간이 찾아올 것이라는 걸요. 그리고 허는 헴을 데리고 오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헴 스스로 새로운 치즈를 찾아 미로로 나서야 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새로운 꿈을 찾아 인생으로 나서야 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도 그렇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도전을 꺼려하죠. 어쩌면 실패와 도전이 두려워진 사회의 모습을 꿈에 도전하지 않고 안주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더 빨리 배워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의 꿈이 공무원, 회사원이 되는 것도 다른 이야기가 아닙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서 나오는 '치즈'를 꿈이라는 단어로 바꿔보면 더욱 메시지가 가깝게 다가옵니다. 변화와 도전의 가치를 이해하고 자신의 꿈을 진단하고 설계하고 추구할 수 있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미로에서 꿈을 향해 쉼 없이 달릴 수 있지 않을까요? 꿈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멈추지 않고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결국 그 꿈을 만나 또 다른 도전과 변화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봤으면 합니다.


더 많은 책 - https://www.instagram.com/childwith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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