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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상적인튀김요리 Oct 19. 2021

세상에 완벽한 친구가 있을까

열한 번째 책 <완벽한 친구를 만드는 방법>


<깔끔하게 꽂는 책꽂이>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작품을 선생님의 관점에서 읽고 소개합니다. 주변에 책이 재미없다는 이유로, 지루하다는 이유로 혹은 길거나 어렵다는 이유로 멀리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책을 권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공감하며 천천히 그리고 끝까지 읽어보세요. 그러면 아이들은 분명, 그다음의 책을 스스로 찾아 나설 겁니다.



사춘기에 들어서는 우리 아이들은 주변의 상황에 자신들의 기분, 감정, 행동을 맡깁니다. 친구, 가족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꿈에서 심지어는 날씨 같은 사소한 일에도 말이죠. 그중에서도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가장 크게 뒤흔드는 건, 아무래도 친구 관계입니다.


아이들은 완벽한 친구를 원합니다. 완벽의 기준은 아이들마다 다르지만, 어떤 것도 숨기지 않고 서로 사소한 일도 함께하는 서로 쿵짝이 잘 맞는 친구가 보통의 기준입니다. 오늘 소개할 제목부터 발칙한 <완벽한 친구를 만드는 방법>은 독일에서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외국 문학입니다. 하지만,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은 전 세계 공통 언어인 만큼 친구에 대한 미묘한 고민들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나디아에게는 완벽한 친구가 있습니다. 카를라입니다. 둘은 함께 다이빙부에 들어가서 다이빙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체육중학교로 함께 진학합니다. 둘은 자는 시간을 빼고는 언제나 함께죠. 다이빙 실력은 카를라가 월등했습니다. 항상 1등을 놓치지 않았죠. '다이빙 여신'이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나디아는 그런 카를라가 진심으로 자랑스러웠습니다. 주변에서 둘의 경쟁을 부추기는 말에도 나디아는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그저, 나디아는 카를라를 돕는 게 친구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중, 둘 사이가 삐긋대기 시작합니다. 카를라가 엄마에게 돌아가신 아빠를 대신할 수도 있는 새로운 남자 친구가 생겼다는 걸 알면서부터입니다.


카를라에게는 그 일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카를라는 이 일들을 모두 나디아에게 숨깁니다. 둘 사이에 비밀이 생긴 것이죠. 나디아는 그런 고민을 자신에게 털어놓지 않는 카를라에게서 서운함을 느낍니다. 처음으로 둘 사이에 어긋남이 생긴 것입니다. 카를라는 이후, 다이빙 연습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결국, 다음 다이빙 대회에서 나디아는 처음으로 카를라를 누르고 1등을 차지합니다. 카를라는 순위권에도 들지 못하죠. 하지만, 나디아는 마냥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왠지 모르겠는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둘 사이는 또다시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카를라는 그 대회 이후, 갑자기 사라집니다. 나디아는 곧장 사라진 카를라를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 함께 연습했던 다이빙대에서 카를라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나디아와 카를라는 그곳에서 서로가 모든 것이 잘 맞고 숨길 것이 없는 완벽한 친구인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아니 어쩌면, 영영 그럴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그래도 나는 늘 카를라를 생각한다. 그 애가 내 곁에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왜냐하면 나는 카를라가

 건네준 가방을 메고 있으니까."(223p)



책의 제목과는 정반대로 책에서는 완벽한 친구는 평생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늘 쿵짝이 잘 맞을 수도 없고 모든 걸 털어놓고 공유할 수도 없습니다. 또, 갑자기 멀어졌다가 가까워질 수도 있고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순간이 올 수도 있습니다.


나디아, 카를라의 관계뿐만 아니라 로지, 이자벨, 알폰스 등 다양한 친구들이 만들어 내는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친구 관계망이 줄어들다가 늘어나고 다시, 줄어드는 모습을 읽으면서 친구의 진정한 의미와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완벽한 친구를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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