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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로코 Barroco Jun 26. 2019

내려가는 연습 / 유영만 저, 위즈덤하우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이다 

우리는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부터 정상을 향하여 목표를 세우고 무조건 차고 올라가야 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때로는 장애물이나 여러 험난한 길들을 마주하지만 이것들에 굴복하지 않고 꿋꿋이 참고 견디다 보면 어느새 원하는 자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들 한다. 꼭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 각자의 모든 인생이란 결코 동일할 수 없는 법이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최고 전성기의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들에게 밝히기 부끄러울 정도로 곤경에 처한 사람들도 또한 존재한다. 그러한 면에서 이 책은 제목부터가 무척 흥미롭다. 


당시 개인적으로나 가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터라 한 블로그를 통해 우연히 본 이 책에 대한 리뷰는 여러모로 나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결국에는 책을 구입하도록 유도를 하였다. 서점에 가서 점원에게 이 책을 찾아달라 요청했을 때 그는 한참 동안을 뒤적뒤적거리더니 경제・경영 코너에서 이 책을 발견하였다. 내가 알기로는 분명 자기 계발서인데 왜 뜻하지 못하던 코너에 있었던 걸까, 이러한 궁금증은 책을 다 읽고 나서야 풀리게 되었다.  


6.25 전쟁 이후 세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이 4, 50년이 지난 이후 지금 세계 경제 대국의 일원이 된 것에 대하여 모두들 입을 모아 극찬을 한다. 여기에는 빨리빨리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인 특유의 신속하고 발 빠른 일처리와 근면성과 성실함이 크게 작용을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정작 나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소한 일들에 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방심하고 있던 사이 무고한 생명들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리고 정부는 그제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지만 이건 소 읽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고 말았다. 비난 여론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성장만을 추구하면서 달려왔기에 정작 모든 분야에 대한 질적인 문제는 돌볼 틈이 없었던 것이다.  


내려가는 일은 올라가는 일보다 더 어렵지만 한번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 개인적으로 요즘의 나를 돌이켜보니 희망이 어느 정도는 보이는 듯하다. 인생에 아무런 희망이 없던 지난 과거는 청산하고 몇 년 전부터 제한적이긴 하지만 새로 해야 할 일들도 생기고 무엇보다도 이 사회가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나름 만만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언어이든지 말보다는 글이 더 편한 나, 그리고 그에 맞는 전공과 직업.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게 싫었던 나 자신이었지만 일단 내려갔다 재도약을 꿈꾸는 나에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통해 살펴보면 내려가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다 보니 정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임을 느낀다. 기회란 단순 반복의 종착점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기회를 통하여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시키고 기술을 연마해나간다. 지금의 나는 어떠한가. 공부나 번역을 함에 있어서 반복학습을 유도하고 있지 아니한가. 시간이 일정한 패턴과 간격을 가지고 흘러가듯이 나는 내가 하는 모든 일을 데일리 루틴으로 정하고 나 자신을 끊임없이 훈련시키고 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성공이 아닐까.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어느 날 갑자기 세간의 이목을 끄는 유명한 스타로 반짝 뜨는 사람을 두고 우리는 성공했다고들 하지만 명백하게 생각해보면 성공이란 그리 멀지 않은 가까운 곳에 있기 마련이다. 매일의 삶에 충실하면서 거기에 진전이 어느 정도 보인다면 그 사람은 비록 사람들로부터 인정은 받지 못해도 나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위기를 철호의 찬스이자 기회로 삼는다는 것이다. 시행착오를 겪고 여러 번 아니 수차례 넘어져도 이들은 절대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정적인 것들에게서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고 하나라도 배울 점을 찾는다.  


인생의 성공 여부를 떠나서 우리는 한 번쯤 내려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앞서 이미 인생의 바닥까지 내려와 본 경험이 있다고 말하였고 지금은 새로운 미래의 도약을 위하여 준비 중에 있다. 나 자신 밖에 몰랐던 이기적인 삶을 버리고 주변을 돌아보니 그동안 나는 참으로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았었다고 느꼈다. 가족, 친척, 친구, 지인, 믿음의 공동체.... 어느 것 하나 나에게는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다. 한번 인생의 쓴맛을 맛보고 오랜 시간 동안의 방황을 끝내고 나는 지금 새하얀 도화지의 밑그림을 완성시켰다. 체색은 하나님께서 하실 것이다. 무슨 색으로 하실 것인지, 효과는 어떻게 줄 것인지 그건 나도 알 수 없다. 나는 단지 하나의 멋진 예술품이 되길 기대하며 바랄 뿐이다. 나의 인생은 어느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 모든 것은 그분 뜻 안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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