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여행기
런던에서 돌아온 후에 나는 꽤 오랫동안 런던을 그리워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니 어쩌면 짧았기 때문에 좋은 기억만 담아 올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지만, 런던에서 보고 느꼈던 모든 것들이 내게 좋은 영감을 주었고, 런던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았기에 런던이라는 도시가 나와 제법 잘 맞는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래서 아예 관광취업비자를 발급받아 런던에서 한 번 살아볼까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아무리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을지라도 그곳에서 이토록 진지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고민을 이전에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런던이라는 도시가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정말 매력적이긴 했나 보다.
그래서, 런던이 어땠길래 나를 이토록 단단히 사로잡았을까. 이전 글들에서도 몇 차례 언급하긴 했지만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첫 번째, 대부분의 시민들이 친절하고 매너가 좋다.
두 번째, 세계적인 대도시이면서도 그들의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잘 보전하고 있다.
세 번째, 문화 예술을 향유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천국 같은 곳이다.
이외에도 날씨가 극단적으로 춥거나 덥지 않고, 내가 구사 가능한 언어권의 도시이며(물론 영국 발음을 알아듣는 일은 훈련이 좀 필요해 보이지만 말이다), 곳곳에서 해리포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치안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점 등, 여러 이유들로 인하여 나는 에로스의 화살을 맞은 것처럼 런던에 마음을 홀딱 빼앗겨 버렸다.
물론 우리나라 역시 장점과 매력이 정말 많은 나라이고, 특히나 서울은 세계적으로 어디 내놓아도 멋진 도시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바라건대 부디 우리의 장점들을 잘 살리고, 이 아름다움을 잘 보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다른 나라, 다른 도시와는 차별화된 우리만의 매력을 오래오래 잘 지키고 다듬어 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나라, 멋진 도시에 살아가는 우리들 또한 모두 아름답고 멋진 사람들이니 자부심을 갖고 매 순간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귀중히 여기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안녕, 런던.
다시 또 만날 그날을 고대하며,
너는 너의 자리에서 너답게 살아가고
나는 나의 자리에서 나답게 살아가자.
너답게, 나답게 살아가는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매일 성숙해져 가겠지.
다시 또 만났을 때 한층 더 깊어진 눈으로 너를 바라볼 수 있도록
매 순간 정성을 다해 나를 가꾸며 살아갈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