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먼저 찾아오는 것을 경계하라.
내가 생각하는, 삶에서 절대로 손해보지 않는 생활 방침이다. PCS폰으로 넘어갈 시기에 넘쳐나던 텔레마케팅을 거쳐서, 싸게 파는 이들은 결코 먼저 찾아오지 않음을 알았다.(심지어 싹수없게 느껴질 경우도 많았다.) 또한 인터넷 역시 전화 오는 이들이 제안한 사은품은 다른 업체와 비교해 보면 꽤나 불리한 조건이었다. 아웃바운드를 돈다는 것은 충분히 훌륭한 유입 수단이지만, 그만큼 비용을 쓸 수 있는 기대수익이 있다는 뜻이고 역시나 그 비용에 대한 책임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력서를 작성하느라 공개되어 있던 이력을 보고 연락 왔던 회사에 대해서 당연히 안 좋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경력직의 구직은 연애보다는 결정사에 가입하는 과정과도 같아서, 서로 제시하는 조건이 맞는지 보고, 여기서 함께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하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은 연애 파라서 내가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회사를 찾기 때문에 처음에는 면접 제안이 왔을 때 바로 거절버튼을 누르려고 했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그렇지만 칼거절보다는 조금은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최근 구직하면서 내 직무 공고는 많지 않기도 하고 (심할 땐 원티드 들어가도 4일 동안 새 공고가 없을 정도), 회사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회사를 알아볼 때 대표의 인터뷰를 보았다. 요새는 창업 콘텐츠로 수익을 얻고자 하는 이들도 많아서, 다양한 영상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공개된 매출 정보와 법인등기부등본을 먼저 본다. 법인등기부등본도 법인명만 알면 주소로 뗄 수 있는 부동산등기부등본과 마찬가지로 바로 열람할 수 있다. 암튼 일하면서 쌓은 노하우로 회사의 대략적인 런웨이를 파악하고, 회사의 제품을 알아보았다. 회원가입이 정말 자동화되어있지는 않아서 제품은 알 수 없었지만 제품의 소개 영상들과 매일 남은 업데이트 내역들을 보니 제품에 대한 정성이 느껴졌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알아보다 보니 점점 흥미로운 회사였다. 그럼 역으로 이제 내가 이 회사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았다. 처음 보았을 땐 별로 보이지 않았으나, 자세히 살펴보니 충분히 해볼 만한 영역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심지어 비어있는 시장까지 찾았다. 또한 그 영역으로의 확장은 나의 성장을 뜻하기도 했다. 잘 되어가고 있는 회사에서 멀뚱멀뚱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역시 제 몫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새벽까지 검토한 끝에 커피챗이라는 이름의 면접 제안을 수락했다. 목요일 수락, 금요일 일정 잡기, 월요일 커피챗이라는 빠른 액션을 통해, 커피챗을 하게 되었고 커피챗을 통해 회사에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었다. 또한 회사의 이야기를 듣고 텍스트로 보지 못했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커피챗을 종료하며 바로 입사 제안을 받았고, 나 역시 바로 수락했다. 그렇게 이번주 수요일부터 출근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