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낳은 아들 더하기 시엄니가 낳으신 아들
2호가 5살이 되었다.
1호는 아주 어릴 적부터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 기차였는데 2호는 요즘 기차에서 빠져나와 공룡으로 갈아타서 신나게 달리고 있다.
매일 공룡장난감을 사달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우리 집의 룰~ 큰 장난감은 생일, 크리스마스, 호주 명절인 Easter 정도로 못 박아놨기에 마음만 부릉부릉 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 생일이 다가오고 있음을 눈치챈 아이가 갖고 싶은 공룡을 딱 집어서 매일 귀에 못이 박히도록 알려주었다.
어느 날은 커다란 스피노 사우르스 그리고 또 다른 날은 자칭 인도티렉스라고 부르며 인도미누스를 외쳤다.
그때마다 남편이 바빴다. 아이가 좋아하는 공룡을 사줘야 한다며 아마존, Kmart, BigW 등 공룡을 파는 곳이면 무조건 찾아보았다.
눈에 불을 켜고 찾는 모습에 처음에는 자식사랑이 넘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분명 아이가 원하는 공룡을 정해놨는데 매일 같이 나에게 이것도 사줘야 한다며 업데이트를 해주는 것 아닌가. 뭔가 느낌이 싸했다.
이건 마치 아이가 아니고 자기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모습이랄까?
아니나 다를까 그가 내게 고백했다.
지금 아마존 장바구니에 담겨있는 스피노 사우르스는 영화 쥬라식 월드가 아니고 쥬라식 파크 3 버전이라고…
리미티드라 예약구매를 해야 살 수 있는데 자기가 진심으로 갖고 싶다고. 오늘이 아니면 앞으로 못 살 수도 있다고.
평상시에는 주먹 좀 쓸 것 같은 페이스 마스크를 가진 남편이 착한 소 눈망울을 하고 나를 보며 애원하니 도저히 사주지 않고는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나도 모르게 아마존 어플을 열고 결제 버튼을 눌러 버렸다.
스피노 사우르스는 일본에서 출발해 3주의 시간을 거쳐 다행히 아이 생일 전에 도착했다.
공룡이 너무도 보고 싶어 사흘이나 생일을 당겨서 챙겨 먹겠다는 2호의 고집을 꺽지 못해 지난 주말 생일 파티를 했다. 역시 자칭 우리 집 회장님 답다.(회장님은 우리 집 2호의 별명이다. 그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들 핑계로 스피노를 오래 기다려온 남편은 '위험하니까 아빠가 포장 뜯어줄게'를 연발하며 자기가 개봉했다. 그때 번뜩이던 눈빛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언박싱을 즐기던 그가 내게 말했다. 이건 이미 품절이라고.
구하고 싶은 사람들이 줄을 섰다고. 그런 걸 자기가 가진 거라고.
아들 생일 선물을 핑계로 플렉스 하는 아빠라니.
그런 플렉스는 뱃속에서 열 달을 품고 키워 낳은 내가 부려야 하는 건 아닌지.
05.08.2025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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