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만 먹는 건 너무 하잖아요.
호주에는 붕어빵을 팔지 않습니다.
한국처럼 길거리 음식을 자유롭게 팔 수가 없습니다. 규제가 엄청 심하거든요.
매섭지는 않지만 나름 덜덜 떨게 만드는 추위가 오는 겨울이면 젊은 날 한국에서 먹던 겨울 간식들이 간절히 생각납니다.
붕어빵, 호떡, 떡볶이, 순대, 퉁퉁 불은 어묵꼬치까지 하나같이 생각만 해도 군침이 줄줄 흐릅니다.
얼마 전 한인 슈퍼마켓에 갔다가 달달한 간식이 있어서 사 왔습니다.
카스테라 같은 빵인데 이름도 '붕어빵'이더라고요.
반가운 마음에 먹어보고 싶기도 하고, 아이들이 잘 먹지 않을까 하는 바램으로 집어 왔습니다.
아이들이 하교 후에 배가 살짝 고파졌을 때 맛있는 간식이라며 2호에게 대뜸 내밀었습니다.
한참 공룡에 빠져있는 아이는 모사 사우르스가 물고기를 잡아먹는 걸 좋아해서인지 물고기 간식이라고 바로 흥미를 보였습니다.
꼬리부터 덥석 베어 물고 사라졌습니다. 왠지 맛있어하는 것 같아 내심 '성공'을 외치던 중이었습니다. 아이는 대뜸 제게 꼬리 없는 붕어빵을 다시 내밀었어요.
안 먹을 거냐라고 묻는 물음에 2호는 꼬리만 먹어. 꼬리만 맛있어라고 합니다.
그러더니 연달아 2 봉지를 더 뜯고는 꼬리만 먹고 제게 주었습니다.
더 뜯으려는 아이를 제가 뜯어말렸습니다. 3개면 충분하다고. 다 먹을 거 아니면 그만 뜯자고.
거의 5살이 되어가는 꼬맹이는 엄마가 장난치는 것만 같습니다.
개구진 웃음을 하고 네 번째 봉다리를 뜯으려는 순간 제가 과자 박스를 닫아버렸습니다.
도저히 붕어의 몸통만, 그것도 4개씩이나 그대로 남겨둘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먹는 모습이 아무리 귀여워도 제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입니다.
한데 너무 귀여워서 도무지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을 도리가 없었습니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예쁘다잖아요. 하하
31.07.2025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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