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발길을 멈추지 않을 재간이 없다

민들레 꽃씨 앞에선

by YJ Anne

누군가에겐 잡초, 또 누군가에겐 약이 되기도 하고, 내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좋아하기도 하는 민들레.

노오란 꽃도 참 예쁘지만 동그랗게 유혹적인 자태로 말려있는 꽃씨는 치명적이다.

특히 아이들이라면 꽃씨를 발견했을 때 후~~ 불고 싶은 유혹을 참기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집 1호와 2호도 늘 똑같은 표정을 짓고 민들레 씨앗을 바라본다.

너~~무 불고 싶어 못 견디겠다는 표정!

하교할 때 스쳐 지나가서 못 보는 날은 신이 난 종종걸음이 집으로 금세 향하지만, 민들레 꽃씨를 발견한 날은 예외 없이 무조건 스탑이다.

오늘도 다르지 않았다.

2호는 집에 오는 길에 발견한 꽃씨를 이리보고, 저리 보고, 살짝 건드려도 보고, 입으로 훅 불어도 본다. 그러고는 너무 재미있다며 나를 보고 깔깔대고 웃는다.

사실 나는 속으로 얼른 집에 가서 열이 나지는 않는지 체온계로 재보고 기침약도 먹여야 하며, 오늘 저녁은 뭘 먹자고 꼬셔야 하나 복잡했다. 그런데 이 천진난만 이를 바라보자니~ 에이 뭐 어떻게든 되겠지 싶은 맘이 더 커졌다.

네가 오늘 하루 안 아프고 그렇게 웃고 있으면 된 거지~

그러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거지~ 싶었다.

언젠가 아이는 민들레꽃처럼 예쁘게 잘 피어~ 가벼운 꽃씨가 되어 내 품을 사뿐사뿐 날아가겠지~

나는 그때 더 아쉽지 않도록 오늘 너의 예쁜 날을 이렇게 내 기억 속에 잘 박제해놔야겠다 싶다.

하루에 열 줄이라도 사라지지 않도록…

09.09.2025 Tue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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