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는 쌈장이쥐~
이상하게 우리 애들은 채소를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아서 안 먹는다.
아! 생각해 보니 채소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맞나?
나는 어릴 적에 제법 채소를 좋아하며 먹었던 것 같은데. 생각해 보면 가장 싫어했던 반찬이 콩자반이었다. 뭐, 콩자반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지금의 나는 정말 좋아해서 채소를 잘 먹는다.
아이들 채소 먹이기는 종류별로 마음껏 먹일 수 있는 이유식 이후로 고난도의 미션이 되어가고 있는데 이제는 제법 포기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부모 된 마음, 포기는 또 쉽지 않다.
유혹을 하면 어떨까? 맛있는 척 냠냠 눈앞에서 먹어주면 호기심에 홀랑 넘어가 채소에 맛을 들이게 되지 않을까? 싶어 먹어보란 말도 안 하고 채소를 2년간 맛있게 먹었다.
이런 열심 뒤에 아주 지독한 가뭄 뒤에 단비처럼 아이가 채소에 관심을 가지는 순간이 오기는 했다.
바로 오늘 같은 날.
남편이 오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어제 사온 오이가 있었다. 흐르는 물에 잘 닦아서 꼭지만 잘라내고 저녁 준비하기 전에 쌈장에 찍어 아삭아삭 먹고 있었다.
1호가 다가오더니 자기도 오이를 먹고 싶다며 다가왔다.
껍질이 질기다 해서 뭉텅 잘라서 껍질을 벗겨내고 숟가락에 쌈장을 덜어 주었다.
부드럽고 시원한 오이를 쌈장을 쓱 발라서 먹는 뽐새를 보니 녀석~ 아무리 호주에서 나고 자랐다지만 이럴 때는 진짜 한국인이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 부쩍 남편과 내가 먹는 여러 음식들에 관심을 보이는 1호를 보니 아이가 정말 많이 컸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비비고 김치 만두를 구워주니 정말 맛있게 먹었다. 나도 매워서 습습 숨을 들이켜가면서 먹는걸 말이다.
이런 입맛들이 언젠간 아이에게 추억이 되겠지? 싶은 마음에 가슴이 몽글몽글 해지지만, 반면에 이제 좀 컸으니 다양하게, 엄마 아빠 먹는 걸 같이 먹어줄래?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기도 하는 밤이다.
21.11.2025 Friday
#아들육아 #육아일기 #육아 #호주육아일상 #호주일상 #호주육아
#채소 #채소먹이기 #오이 #쌈장 #오이엔쌈장 #한국인 #찐한국인
#호주에서태어난한국인 #오지코리안
#하루열줄일기 #일기 #하루일기 #일상 #일상에세이 #호주일상 #호주살이
#나크작 #작가앤 #앤크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