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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오 김세미 Oct 25. 2023

단풍들자

자기답게 단풍질것

산에 오른다. 아침 민원이 많은 날은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마음 고르는 시간을 갖으려  아파트 뒷산을 잰 걸음으로 올랐다. 힐링의 시간을 갖으려는 의식이다.


단풍들기 시작하는 나무들의 모습이 보였다.  위쪽에서 내려다보니 정수리 부근만  빨갛게 노랗게 변해 있었다. 붓으로 덧칠한 느낌이다. 마치 정수리 부근 새치가 가장자리로  덮여가는 모습을 닮았다. 새치 머리를 빨강 주황 노랑으로 칠한다면 어떨까  생각하다 방그레 웃는다.


세월을 덧입는  나무의 모습이 멋스럽다. 한해 두해 나이를 더해가는 내 머리카락도 멋스러워지길 바라게 된다. 흰 머리를 감추지 않아도 추레해 보이지 않음 좋을텐데 자기답게 단풍지는 나무가 부럽다


식물은 사람의 콩팥 같은 배설기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세포속에  있는 액포에  배설물을 담아뒀다가 갈잎에 넣어 내다버리는 것이란다. 낙엽은  배설인 셈이다. 나무의 노폐물일지언정 단풍을 바라보면 따뜻해진다.


 몇 주후면  고운 단풍이 들것이다. 꽃처럼 어여쁜 단풍나무는  포토존이 될터이고 모두를 설레게 하겠지.  짧은 가을의 낭만을  고대하게 된다. 기한의 행복감이다.


뒷산에 올라 나무들을 보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나무가 주는 힐링 그 시간이  감사하다. 나무에게  오늘도 삶의 지혜를 배운다. 자기답게 단풍지라 토닥여주는  나무를 가까이 할 수 있는 이 곳을 사랑하자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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