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는 겁쟁이었다
나는 지금 기다리는 중이다. 나의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서 결정할 의견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로 인해서 엄청나게 많은 변화가 생길 예정이라서, 사실 이 시간이 힘들다고 느꼈다. 책도 잘 읽히지 않은 와중에 오늘 오전에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CGV에서 '다운풀'을 하는 것을 보았다. '다운풀'의 자세한 설명은 나무위키에 나와있는데, 짧게 줄이자면 세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히틀러의 마지막 14일을 그린 영화이다.
https://namu.wiki/w/%EB% 8B% A4% EC% 9A% B4% ED% 8F% B4
나는 세계 제2차 대전에 대해서 공부하기를 좋아한다. 영화도 보고, 책도 보고 드라마도 보았다. 그중에서 압권 중에 하나였다. 워낙 이런 분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와서 봤겠지만, 영화가 다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끝날 때까지 다들 앉아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충격적인 것은, 정말 며칠만 있으면 살 수 있는데 벙커에 있었던 의사에게 히틀러가 너는 떠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족들과 함께 자살하는 부분 (미래의 우리가 생각했을 때는 너무 당연한테, 그 상황에 갇혀있다 보니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히틀러가 정말 국민들에 대한 생각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던 부분. 전쟁을 영상으로 보면 느끼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부분. 히틀러는 마지막에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문으로 도망을 갔다는 생각 (아이젠하워의 'Crusade In Europe'을 읽은 나로서는 두 리더가 너무나도 비교가 되었다. 아이젠하워는 읽다 보면 로봇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석하고 실행하여 끊임없이 문제 해결을 해 나간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보이는 부분을 보지 못하고 갇혀 있다는 느낌. 히틀러가 당시에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조금만 머리를 써서 숨어 있거나 도망갔으면 아이들과 부인을 살릴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한 사람들.
나의 일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크게 느껴지고 나를 압도하지만, 나 또한 지금 상황에 갇혀서 아무것도 제대로 보고 있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나의 일에 대해서 무서워하고 답답해하고 우울할 이 상황에 이 시간들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당당하게 맞서야 하지 않는가. 조던 피더슨 교수의 말처럼 인생은 그 자체가 혼돈이니, 그 상황들에 맞서 싸우고, 현실에 갇혀 있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전쟁이 없는 시대와 지역에 태어났으니 이 얼마나 행운인가 하는 생각.
이런 마음이 오래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의연해지고자 한다. 이 상황에서 도망가지 않기로, 현실에 갇혀서 징징대지 않기로. 그리고 감사하기로.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