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아이가 어느 시점부터 변하기 시작할 때, 부모도 함께 변화의 소용돌이에 들어간다는 것을 나는 이 과정을 '마음의 근육'이 자라는 시간이라 표현하고 싶다. 우리 집에도 사춘기 청소년이 있다. 한때는 엄마! 하고 다정하게 부르며 부르며 안기던 아이가, 이제는 짧은 대답으로 끝나거나 어떤 날은 아예 말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고, 부모의 조언은 듣기 싫은 잔소리가 된다. 문을 닫고 방에 틀어박힌 모습을 보면, 엄마인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자책하게 된다.
처음엔 많이 많이 속상했다. 가까웠던 관계가 갑자기 멀어진 것 같았고,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건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인 나에게도 필요한 성장의 과정이라는 것을 아이가 크면서 몸에 변화가 생기듯, 부모로서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중이었다. 사춘기 아이를 키운다는 건 마치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몸이 뻣뻣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근육이 자연스럽게 붙고 적응이 된다. 아이가 툭툭 던지는 말에 쉽게 상처받지 않는 법을 배우고, 불필요한 싸움보다는 한 걸음 물러서는 여유를 배우면서 알게 되었다. 사춘기의 날카로운 감정 속에서도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끊임없이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어릴 때인 예전의 아이는 나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아이가 나 없이도 잘 자라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보는 것이 부모의 역할임을 깨닫는다. 때로는 답답하고, 서운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사춘기 아이 덕분에 생긴 이 마음의 근육이 좋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힘들다고 해야 할까? 둘 다 맞는 말인데, 힘들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과정이라 믿는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만큼, 나도 부모로서 성장하고 있다. 언젠가 아이가 다시 다가올 때, 나의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아이를 맞이하고 싶다. 사춘기는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성장통 같은 시기이다. 그 끝에는 서로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는다.
오늘도 한 번 더 깊은 숨을 고르고,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며 아이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