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 쓸수록 나는 그 세계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었다. 문장 하나를 붙잡고 며칠을 보냈으며, 그 안에 숨겨진 나의 진짜 마음을 헤아려보고 싶기도 했다. 잘 쓰고 싶은 욕심도 분명 있었지만, 그보다는 글이라는 세계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갈증이 늘 앞섰다. 그렇게 다가오는 2월의 첫 토요일, 나는 에세이 쓰기 수업을 앞두고 있다.
여전히 나의 사유는 채워지지 않는 빈칸처럼 남아있다. 글을 끝내고 나면 늘 허전했고, 미처 다 뱉지 못한 감정들이 문장 사이에 겉도는 게 느껴졌다. 그 부족함을 모른 척하며 혼자만의 글쓰기를 이어갈 수도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아 용기를 내어 수업을 신청했다. 배우는 것을 넘어, '왜 써야 하는지'와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내 안에서 깊이 배어들고 싶다.
사실 듣고 싶은 수업은 많았다. 좋아하는 작가님의 강의나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수업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직장인에게 시간은 늘 가장 가혹한 벽이다. 평일 저녁은 하루의 끝자락이라 버거웠고, 주말은 오로지 회복을 위해 비워두어야 할 시간처럼 느껴졌다. 고민 끝에 나의 쓰기 첫 여정으로 밤호수 작가님의 에세이 쓰기 클럽과 함께하기로 했다. 작년부터 작가님의 수업을 고대하며 블로그 안부 게시판에 일정 알림을 요청했을 정도로 간절히 기다려온 시간이었다.
그토록 기대했던 수업이 평일 밤이 아닌 주말이었다. 다음에 들을까? 하는 망설임도 들었지만, 이상하게도 숫자 ‘12‘ 하나가 마음에 닿았다. 내가 태어난 달이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품고 있는 듯한 그 숫자를 마주하는 순간, 어떻게든 해내고 싶다는 오기가 생겼다.
하마터면 놓칠 뻔했던 이 수업은 숫자 ‘12‘ 덕분에 오히려 단단한 결심이 되었다. 이제 글을 향한 나의 마음만큼은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했다. 잘 쓰는 사람이 되기보다 오래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나의 필력이 지금보다 한 걸음 더 성장하기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