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만나러 하늘공원에 다녀왔다. 하늘공원은 언제나 고요하고 평화롭다. 하지만 나에게는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이제 그곳은 아빠가 계신 곳이다.
오늘도 길을 나서며 몇 번이고 눈물을 참아냈다. 이 길은 참 이상하다. 똑같은 하늘을 보고, 바람을 느끼며 걷는데도 가슴이 쪼여오는 느낌이다. 아빠를 뵈러 간다는 이유 하나로 모든 감각이 조금 더 선명해진다. 길가에 낙엽 들은 평소보다 더 예뻐 보이고, 불어오는 바람은 어딘지 모르게 따뜻하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엔 짙은 슬픔이 자리 잡고 있다. 아빠가 나를 지켜보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하늘공원에 도착해 자연장지로 향하는 동안 억지로 꾹꾹 눌러 참았던 눈물이 결국 아빠의 이름을 보는 순간 터져 나왔다. “아빠” 이름이 새겨진 곳에 서서 나도 모르게 흐느꼈다.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
어쩐지 하늘공원에 오는 날은 날씨가 항상 맑다. 신기할 정도로 푸른 하늘 아래,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날이 많다. 아빠가 돌아가시던 날도 그러했다. 장마철이었는데, 아침에 잠깐 비가 내리고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던 기억이 난다. 마치 아빠가 마지막으로 나에게 보여주는 환한 미소 같았다. 그날 이후, 햇빛은 나에게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아빠를 만나러 가는 길이 이렇게도 힘든데, 막상 만나고 돌아가는 길은 더 힘들다. 이름만 보고도 아빠의 따뜻한 손길, 웃음소리, 그리고 나를 응원하던 목소리가 떠오른다. 나에게 항상 “ 수진아, 우리 딸 최고야”라고 해주셨던 그 말. 그 말은 내가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지만, 동시에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하늘공원에서 아빠와 마음속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요즘 내 일상에 대해, 브런치에 쓰고 있는 이야기들에 대해, 때론 내가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힘주어 말씀드린다. 하지만 아빠가 듣고 계실까 하는 마음에 말끝이 항상 떨린다. 그러다 보면 다시 눈물이 흐른다.
돌아오는 길, 나는 다시 한번 하늘을 올려다본다. 오늘따라 하늘이 더 푸르다. 맑은 하늘 속 어딘가에 아빠가 계실 거라 믿고 싶다. 내 이야기를 듣고, 내 마음을 알고, 나를 바라보며 웃고 계실 거라 믿는다.
이제는 슬픔이 너무 깊이 배어버린 하늘공원. 하지만 그곳은 내가 아빠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아빠의 이름이 새겨진 그 자리에서, 나는 또다시 눈물을 흘리며 다짐한다. 아빠가 나를 지켜보고 계시다는 생각을 믿으며, 아빠가 자랑스러워하실 내 삶을 살아가겠다고.
하늘공원을 나서는 길, 따뜻한 햇살이 내 등을 감싼다. 아빠의 손길 같다. 눈물을 닦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빠, 다음에 또 뵈러 올게요. 그때는 조금 더 웃으며 올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