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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현 Jul 22. 2021

압도적인 명작의 향연 내셔널 갤러리

윤여정이 말한 snobbish가 이런 건가요?


 버라이어티 한 런던의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뒤 맞이한 런던 일정의 3일 차, 우리는 드디어 엄마표 유럽 워크북을 야무지게 챙겨서 내셔널 갤러리로 갈참이다. 한국 미술전시에서 봤었던 수많은 거장들의 가짜 그림과 진짜 그림을 비교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 이런 날 나는 속으로 몇 번이고 다짐한다. 오늘은 무사히.


 우리의 전용버스 159번 버스를 세우는 둘째 배짱 보소.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는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과 함께 유럽의 3대 미술관으로 손꼽히며 영국 최초의 국립미술관으로 방 번호를 따라 감상하면 유럽 미술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램브람트, 고야, 보티첼리, 라파엘로, 모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세잔, 르느와르, 반 고흐, 쇠라 등 압도적인 명작이 기다리는 내셔널 갤러리로 빨간 이층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런던 내셔널 갤러리

 

오늘의 유럽워크북_내셔널 갤러리


 마침 고갱전 전시가 있었던 내셔널 갤러리. 이미 2019년 9월 더뮤즈 드가 to 가우디전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에서 만난 쇠라의 작품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 (Bathers at Asnieres)를 실물로 영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더뮤즈드가 to 가우디 (서울숲 갤러리아포레)_2019.09.22

 

 한국 전시에서 만났던 쇠라의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는 작은 사이즈로 재현되어있었기에 진짜 작품을 만나는 순간 입이 떠억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진짜의 위엄은 이렇게 압도적일 수 있는가?


영국 내셔널 갤러리_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 (Bathers at Asnieres) 조르주 쇠라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 (Bathers at Asnieres)는 점묘법(점을 찍어 표현하는 화법)의 대가의 첫 작품으로로 휴식을 취하는 평화롭지만 노동자들의 인생의 고단함이 엿보이는 작품으로 점묘법이 너무 치밀해서 눈이 아려올 지경이었다. 그 작품 앞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털썩 주저앉아 도슨트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니 학창 시절에 국영수 공부할 시간을 뺏어가는 미술과목을 암기과목으로 치부했었던 나는 날것 그대로의 작품을 눈앞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영국 교육문화가 부러울 따름이다. 그 옆에서 엄마표 워크북에 꼼꼼하게 필기하는 딸아이들. 이것이 유럽여행을 하고자 했던 원초적인 목적이었고 내가 바라 왔던 그림이다.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 (우정아트센터)_ 2019.06.11



영국 내셔널갤러리_해바라기(sunflowers) 빈센트 반 고흐

 

 2009년 6월 우정아트센터의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 체험형 전시에서 반 고흐의 거친 붓터치를 손으로 만지며 직접 느꼈다면, 내셔널 갤러리에서 만난 해바라기는 여러 가지 해바라기 작품의 첫 번째 실험작이라서 그런지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에서의 해바라기보다는 감동이 덜했지만, 고갱을 환영하기 위해 그렸던 해바라기의 환한 기운이 전해지는 듯했다. 무엇보다도 한국 전시에서 만났던 가짜 그림이 아닌 감히 만질 엄두를 낼 수 없는 진짜 그림 앞에서 엄마표 유럽 워크북을 풀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니 뿌듯함이 이루어 말할 수 없었다.


아르놀피니부부의 초상화 (The Arnolfini Portrait)
영국 내셔널 갤러리 _렘브란트 63세 자화상

 그리고 내 시선을 끌었던 백발의 여인. 집에서 가져온 듯한 낚시용 의자에 무심히 앉아 램브란트 자화상을 스케치하는 모습을 보니, 영국 런던이라는 도시가 새삼 여유롭고 평화롭게 느껴졌다. 이렇게나 멋지고 우아하게 나이 든다는 것은 윤여정의 수상소감의 snobbish라는 단어에 내포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일곱 살 딸아이 일기장의 내셔널 갤러리




<내셔널 갤러리>

오늘은 내셔널 갤러리를 갔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많은 화가들 그림을 봤다.

그중에서 인상 깊은 그림은 고흐의 그림 '고흐의 의자'가 인상 깊었다.

그리고 쇠라는 점묘법으로 몇 년을 그렸을까? 그게 궁금했었다.

내가 만약 쇠라라면 점묘법으로 그림 그리는 것을 포기했을 거다.

그리고 렘브란트 자화상을 누가 그리고 있었다.

두 명이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대결하는 것 같았다. 둘 중 누가 이겼을까?

(사실 뒷부분은 충격적이라서 담지 못하겠다)


_만 7세 유럽 워크북 여행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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