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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현 Sep 04. 2021

뭐지? 이 찝찝한 기분의 영국박물관

Tottenham Court Road

 영국 박물관은 워낙 규모가 크고 방대해서 며칠을 두고 천천히 봐야 하는 보물창고로 유명해서 여유 있는 우리라고 할지라도 아침 일찍 서둘러 Tottenham Court Road역에 도착했다. 알록달록 현대미술관을 온 것 같은 Tottenham Court Road역사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피아노를 만나 피아노 연주 한바탕을 해보겠다며 실랑이하는 녀석들을 끌고 영국박물관을 향해 걸었다.

 런던의 아침은 적당히 고요했고 칼바람처럼 불어댈 때는 언제고 오늘따라 애교 섞이게 살랑살랑 대며 밀당하는 겨울바람이 부는 '박물관 구경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영국박물관에 도착하자마자 맞닥뜨린 신전 같은 외관과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박물관답게 길게 줄 서있는 사람들 모습에 마음이 더 급해졌다.



영국박물관(The British Museum_Great Russell St, London WC1B 3DG UK)

영국박물관


영국박물관 내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 영국 박물관에 입장하자마자 한낮 '대자연 속 외로운 인간'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박물관의 웅장한 풍채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거기에 유리 천장에 쏟아지는 빛은 우리를 감싸주는 듯 온화한 느낌이랄까?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관람객 사이를 비집고 2파운드 기부금 방식으로 운영되는 영국박물관 지도를 구매를 했다. 오디오 가이드 및 패밀리 가이드까지 있었지만 우리에게는 엄마표 유럽 워크북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관람하는 걸로!


엄마표 유럽 워크북 믿고 FOLLOW ME!


영국박물관 Map 그리고  엄마표 유럽워크북_영국박물관


로제타스톤
람세스 흉상


파르테논 부조물
죽어가는 사자

 방대한 영국박물관의 실제 모습을 맞닥뜨리고 보니 오늘 안에 소화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 우리만의 룰을 정했다. 영국박물관을 효율적으로 관람하기 위해 아이들로 하여금 영국박물관 지도에서 엄마표 유럽 워크북에 있는 유물을 위치를 먼저 파악하고 찾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박물관 직원에게 영어로 물어 워크북의 답을 찾아가는 미션을 부여했더니 아이들의 눈은 자신이 탐정이라도 된 듯 반짝인다.

미라 전시실

 영국박물관의 하이라이트, 미라 전시실에는 아이들이 주춤한다. 관람객이 많았기에 망정이지 그들은 모르겠지만 동지 같은 심정으로 무서움을 극복했달까? 실제 미라를 보고는 다소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미라와 유리하나를 사이를 두고 사진 찍는 것 또한 무서워했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겠지. 심지어 애완묘의 미라까지 있다니!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다.

영국박물관 샵

 다 구경하고 나온 우리는 뮤지엄샵을 구경하고, 박물관 내 카페에서 점심을 먹으며 아픈 다리 통증을 쉬어갔다. 아이들은 미라 이야기에 참새처럼 재잘재잘거렸고, 한편으로 나는 영국이 전 세계에 식민지를 거느릴 때 가져왔던 전리품 및 유물들이 모여있는 영국박물관에 앉아있으니 뭔가 찝찝하면서 썩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 드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인 걸까?

사진 찍는 오늘이 제일 젊을 때다!
가져라! 다 너희들의 세상이야!

 영국박물관을 뒤로하고 나선 거리에는 빨간 전화부스, 빨간 우체통 그리고 LOOK LEFT의 영국스러움이 흘러넘쳐 가다 서다를 반복하게 하고, 밀당하던 바람은 또 코끝이 아릴 정도로 매섭게 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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