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시필사. 3일 차
Enivrez-Vous (Charles Baudelaire)
취하라
항상 취해 있어야 한다
모든 게 거기에 있다
그것이 유일한 문제다
당신의 어깨를 무너지게 하여 당신을 땅쪽으로 꼬부라지게 하는
가증스러운 시간의 무게를 느끼지 않기 위해서
당신은 쉴 새 없이 취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에 취하는가
술이든 시든 미덕이든
그 어느 것이든 당신 마음대로다
그러나 어쨌든 취하라
때때로 궁궐의 계단 위에서
도랑가의 초록색 풀 위에서
혹은 당신 방의 음울한 고독 가운데서
당신이 깨어나게 되고
취기가 감소되거나 사라져버리거든
물어 보아라
바람이든 물결이든 별이든 새든 시계든
지나가는 모든 것
슬퍼하는 모든 것
달려가는 모든 것
노래하는 모든 것
말하는 모든 것에게
지금 몇 시인가를
그러면 바람도 별도 새도 시계도
당신에게 대답할 것이다.
이제 취할 시간이다
시간의 학대받는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취하라
끊임없이 취하라
술이든 시든 미덕이든
그대가 마음 내키는 데로
<파리의 우울, Le spleen de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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